코프레이는 앞발로 영양의 몸을 눌려 놓고 무엇을 한 것일까. 영양의 고기를 뜯어먹은 흔적은 없었다.

그러나 혹시….

이든 교수는 소름이 끼쳤다. 혹시 코프레이는 영양의 피를 빨아 먹었는 지도 몰랐다. 그럴리가….

초식동물이 다른 동물의 피를 빨아먹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영양이 흘린 피의 양이 적었고 뿌린 피가 넓게 흩어져 있지 않았다. 코프레이가 피가 흘러나오는 목줄에 입을 대고 빨아먹은 것 같은 흔적이 있었다.

학문적으로 봐서는 그럴 리가 없었다. 하지만 살인귀인 그 코프레이라면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쉴새없이 밀림을 뚫으면서 질주하다가 보면 목이 말랐는지도 몰랐다. 목이 마르면 뭣이든 물 같은 액체를 마시려고 했는지도 몰랐다.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생겼다. 초식동물인 코프레이가 다른 동물의 피를 빨아 먹었는지 아닌지였다.

이든 교수는 그 수수께끼들을 풀기 위해 계속 코프레이의 발자국을 추적하려고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정글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잠시 내렸다가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었으며 꽤 오래 갈 것 같았다. 일행이 갖고 있는 우비로서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찬드라 형제는 일행을 정글 안에 있는 어느 동굴로 안내했다. 인도측에 있는 산맥의 일각이 정글 안으로 뚫고 들어온 바위산에 있는 동굴이었다.

동굴의 입구는 사람들이 기어들어가야 할 정도로 좁았으나 그 안은 꽤 넓었다. 10평쯤 될 것 같았는데 어두웠다. 정글 안에 있는 동굴은 위험지대였다. 전갈 등 독충들의 소굴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동굴 안쪽에 모닥불을 피웠던 자국이 있었고 거기에 타다 남은 나무들과 숯들이 있었다. 찬드라 형제가 그 나무와 숯들로 불을 피우려니 이상했다. 그 동굴 속에서 누가 불을 피웠을까.

"카친카족들입니다."

그 밀림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으나 사실은 카친카족이라는 떠돌이 부족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카친카족은 그 수가 1000명도 안 되는 소수부족이었으며 그 수가 적었기 때문에 다른 부족들처럼 일반 산림이나 초원에 살지 못해 다른 부족들이 살지 않는 그 정글에 들어와 살았다. 원시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미개인들이었으며 삼림에서 사는 일반 미개인들도 그들을 짐승과 같은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목 베기 족이고 식인도 한다는 소문이었다.

그런데 찬드라 형제는 그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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