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이 어둠을 몰아내고 새로운 아침이 밝아오듯이 병신년이 지나고 희망으로 가득찬 정유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보름이 지나가고 있다.

모든 것을 품고 굽이굽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무심한 시간은 우리의 삶을 품은 채 무심하게 지나간다.

"Tomorrow is another day."(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이 말은 20세기의 명화로 손꼽히는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절규하듯이 내뱉은 영화의 마지막 대사로 유명하다. 원어를 그대로 풀이하면 `또 다른 내일`쯤으로 풀이할 수 있지만 번역자의 센스 있는 의역이 우리 가슴에 남아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 대사처럼 우리는 매일 똑같은 하루를 시작하지만 어제와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올해를 상징하는 닭은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존재로 여겨져 왔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은 한 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서곡으로 받아들여졌다. 장닭이 훼를 길게 세 번 이상 치고 꼬리를 흔들면 어둠을 틈타 산에서 내려왔던 맹수들이 되돌아가고, 잡귀들의 모습을 감춘다고 믿어왔다. 닭은 흔히 다섯 가지 덕(德)을 지녔다고 칭송된다. 즉 닭의 벼슬은 문(文)을, 발톱은 무(武)를 나타내며, 적을 앞에 두고 용감히 싸우는 것은 용(勇)이며, 먹이를 보고 무리를 불러 함께 먹는 것은 인(仁), 때를 맞추어 울어서 새벽을 알림은 신(信)이라 했다.

이렇게 새로움을 시작하는 의미의 닭의 해를 맞이해서 필자도 몇 가지 새해 소망을 독자들과 나누어 보고자 한다. 먼저 변화의 시작점이 되는 해가 되길 빌어본다. 대나무가 마디를 이루며 길게 자라듯이 우리의 역사도 중요한 흐름을 거치며 흘러왔다. 지난해를 이어 올해까지 시민들이 밝힌 수많은 촛불은 이제 우리 역사에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정치권을 비롯한 모든 기득권층은 국민이 촛불로 보여준 민심을 무겁게 받아 들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각오로 변화의 물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화합하는 한해가 되길 빌어본다. 우리는 해방이후 이념전쟁에 휘말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며 전후에는 지역갈등과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서로 이전투구하며 싸워 왔다. 다행히도 국민의 높은 교육열과 근면함으로 경제발전은 이루었지만 이런 상태로는 더 이상의 발전을 이루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제는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합칠 수 있는 사회 구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늘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말해 왔다. 이번 기회에 소수 의견도 담아 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더 이상 금수저나 흙수저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대전 중구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쉬지 않고 노력해 온 결과 많은 칭찬도 들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다. 늘 쉼 없이 노력하지만 혼자 힘으로 모든 걸 다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중구의 모든 공무원들과 중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26만 구민 여러분이 적극적인 관심으로 중구 발전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준다면 중구는 새로운 한해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필자도 닭이 지닌 다섯 가지 덕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고 올 한해도 중구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붉은 닭의 정기를 받아 우리 중구민 모두가 각자 소원을 이루고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시길 가슴 깊이 기원하며 대한민국도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대전일보 독자 여러분을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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