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이 심상찮다. 충남도에 따르면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63.7%에 그치고 있다. 평년치의 70% 수준이다. 특히 보령시 49.7%, 홍성군 45.7%, 예산군 52.0% 등 일부 시군의 저수율은 심각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3월 이전까지 비나 눈이 충분히 오지 않으면 농업용수 부족으로 봄철 영농 차질도 우려된다고 한다. 가뜩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에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충남도 등 당국이 서둘러 가뭄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생활용수와 농공업용수 총괄 관리 등에 나섰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2년 전 충남도는 최악의 가뭄으로 곤란을 겪었다. 보령댐 수계의 강우량 부족으로 서산시와 홍성군 등 서북부 지역 시군은 제한급수까지 경험했다. 보령댐은 가뭄에 대비해 금강과 도수로로 연결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보령댐 유역의 강우량은 1087㎜로 예년의 78%에 그치고 있으며 홍수기인 6월 이후로는 661㎜로 예년의 6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2년 전의 사태가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을 정도다. 문제는 가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5년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표한 `2014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는 한반도의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뭄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 부족에 대비한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물은 농업 및 산업생산뿐만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요소다. 중동의 요르단강이나 인도차이나반도의 메콩강을 둘러싼 물 확보경쟁은 전쟁만큼 치열하다. 우리나라 역시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국가 가운데 하나지만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물 부족은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물을 아껴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불어 물 관리 당국에서도 저수지 준설, 낡은 수도관 누수 방지, 수원 다양화, 중소규모 댐 건설에서부터 해수 담수화에 이르기까지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물 부족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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