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생활을 하면서 앉아있거나 서있거나 혹은 걷는 등의 많은 동작을 하게 된다. 그 중 걷기, 즉 보행은 최근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도 중요성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는 문명의 발달과 함께 진행된 생활패턴의 변화와도 연관이 깊다. 우선 자동차가 발달하면서 이전에 비해 걷는 걸음 수가 훨씬 줄었고, 상대적으로 앉아서 일을 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걷는 시간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김동진 대전 자생한방병원 원장의 도움으로 보행과 발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발은 제2의 심장 = 발은 28개의 뼈와 55개의 관절, 그리고 뼈를 연결하는 수많은 인대로 이뤄져 있다. 또 내측종아치(Medial longitudinal arch)와 외측종아치(Lateral longitudinal arch), 횡아치(Transverse arch) 등 총 3개의 아치로 형성된 매우 복잡한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발은 몸의 균형을 잡는 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보행 시 충격 흡수를 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충격 흡수는 크게 발과 무릎, 골반의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그 중 발은 충격 흡수를 하는 1차적인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발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다`, `발은 제 2의 심장` 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발이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발에 생성되는 아치의 높낮이 문제, `평발`과 `요족` = 평발은 발에 형성되는 아치가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며, 요족은 반대로 아치가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평발과 요족은 각각 구조적과 기능적으로 나눌 수 있는다. 만약 체중을 지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치가 높은데 체중을 지지한 상태에서 아치가 정상으로 되면 기능적인 요족이다. 반대로 체중을 지지해도 아치가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구조적인 요족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평발도 마찬가지로 체중을 지지한 상태에서 아치가 낮아지지만 체중을 지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치가 정상으로 되면 기능적인 평발이다. 체중을 지지하지 않아도 아치가 낮아진 상태가 유지되면 구조적인 평발로 유추할 수 있다.

발의 문제 중 대부분은 평발로 인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나 나이가 많이 든 경우 상대적으로 평발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발이든 요족이든 발의 정상적인 아치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데, 교정용 깔창(인솔)이나 종아리 스트레칭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발바닥 근막의 염증, `족저근막염` = 발목을 삐끗하는 것 이외에 발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발바닥을 이루고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이다. 발뒤꿈치 앞쪽에 실제로 골극이 생겨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골극 없이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또한 손목에서 생기는 수근관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처럼 발목에서도 종아리에서 내려오는 신경이 발의 내측 복사뼈와 발뒤꿈치 사이의 공간에서 포착이 일어나면서 신경을 압박해 족근관 증후군(Tarsal tunnel syndrome)이 생기기도 한다.

◇발 만큼 중요한 정강이 근육 = 정강이에 위치한 근육은 발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앞쪽으로는 발목을 족배굴곡(Dorsiflexion)하는 전경골근과 더불어 발가락을 신전시키는 장지신근과 장모지신근, 외측으로는 발목 염좌와 관련해 중요한 근육인 장·단비골근, 후면으로는 비복근과 가자미근이 위치하고 있다. 밤에 자다가 경련이 일어난다든지 종아리가 쉽게 붓거나 하는 사람들의 경우 종아리 뒤쪽에 위치하는 비복근, 가자미근을 스트레칭 해주면 도움이 된다. 또한 발목을 삐끗하는 대부분의 경우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삐끗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정강이의 외측면에 있는 장·단비골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통증 예방 위해서는 올바른 보행 필요 = 보행은 크게 입각기(Stance phase)와 유각기(Swing phase)로 단계가 나뉜다. 발을 땅에 딛는 순간부터 발을 완전히 떼는 단계 까지를 입각기라 하고, 발이 땅에서 떨어진 순간부터 땅에 딛을 때까지의 단계를 유각기라 한다. 이 단계 중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입각기인데, 발을 땅에 딛는 순간부터 발을 떼는 동안 발은 우리 몸에 전달되는 충격을 1차적으로 흡수하게 된다.

입각기에서 중요한 것은 초기에 발이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져 충격을 분산시키고, 말기에는 발을 견고하게 만들어 앞으로 밀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상적인 보행은 힐 투 토(Heel to toe)보행으로 처음 딛을 때 발뒤꿈치를 딛고, 이어 발의 외측으로 딛으면서 충격 흡수를 한 이후 마지막에 발가락을 이용해 앞으로 향하는 보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 때 발뿐만 아니라 무릎과 고관절에서도 굴곡 작용을 통해 충격 흡수가 이루어진다. 만약 발의 구조적 혹은 기능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충격 흡수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며, 이는 2차적으로 무릎과 골반 등에 영향을 주어 해당 부위에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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