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과 인공관절 수술]

퇴행성관절염은 뼈와 근육, 인대의 퇴화로 기능이 손상되고 염증이 일어나면서 통증을 발생시키는 질환이다. 관절의 연골손상이 더 진행되면 뼈의 마모, 변형 등 2차적인 변화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노화현상의 일부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노화현상과 다른 관절연골의 변화를 보이는 질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임상적으로 무시해도 될 증상이 있는가 하면 만성적으로 통증을 호소해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걷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다.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으로 퇴행성관절염에 대해 알아보자.

◇고령일수록 유병률 높아= 관절염을 보이는 빈도를 살펴보면 45-64세 25-30%, 65세 이상은 60% 이상, 74세 이상은 80%의 유병률을 보인다. 노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퇴행성관절염의 유병율도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일수록 더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일상적인 자세나 습관, 운동형태, 반복되는 작업 등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무릎퇴행성관절염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고령, 여성, 가족력, 비만, 골다공증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력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관절염 환자의 가족에서 2배 이상 위험인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고, 비만환자인 경우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진행이 빠르다.

◇무릎관절 통증이 가장 대표적= 가장 흔한 증상은 무릎관절의 통증이다. 격한 활동 시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다가 병의 경과에 따라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무릎앞쪽의 통증 뿐 아니라 무릎뒤쪽이나 아래쪽에서도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무릎 뒤 혹이 만져지면서 당긴다거나 무릎 안에 물이 차 병원을 찾기도 한다.

진찰 시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운동 범위가 감소하고 무릎 안쪽을 눌렀을 때 통증이 생기며,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혀 운동 시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다.

무릎 엑스레이를 통해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관절면의 가장자리에 뼈 돌기가 형성되고 무릎 위쪽 뼈(대퇴골)와 아래쪽 뼈(경골)가 붙어있는 소견을 보인다.

◇약물 요법에는 부작용 주의= 약물요법으로는 진통 및 소염 작용을 가진 많은 약품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제는 소염진통제이다. 하지만 장기투여 시 위염, 위궤양 등 소화기계 부작용 이나 피가 잘 멎지 않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약물투여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소염 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는데, 장기 복용 시 피부가 얇아지고, 살짝만 부딪쳐도 쉽게 멍이 들며, 근육약화, 골다공증 등 부작용이 나타나며 면역 기능이 약화돼 세균이나 곰팡균에 의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소염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 받아야 = 통증이 조절되지 않고 관절의 변화가 계속 진행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 방법을 실시하게 된다. 관절염 초기에는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관절염의 자연 경과를 바꿀 수 없어서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수술 시기를 늦추는 제한적인 역할만 가능하다.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에는 관절경적 세척술, 다발 천공술, 연골 세포 이식술이 있다. 관절염이 심하게 진행돼 동통의 정도가 심할 때, 슬관절의 운동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동통을 없애는 목적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 한다.

특히 과거에는 엑스레이 사진 및 의사의 경험 등에 의존한 수술이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항법 네비게이션장치(Computer navigation assisted surgery)를 인공관절 수술에 이용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환자의 무릎 상태에 대한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해 개인차를 고려한 1㎜, 1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원리는 적외선 카메라로 수술 부위 위치 좌표를 추적하면서 관절의 위치와 각도를 바로 잡아 오차범위를 자동으로 분석, 절개부위를 정확하게 짚어내 보다 정밀한 시술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으로 예방 가능해 = 퇴행성관절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정신적 안정, 고른 영양 섭취, 적절한 체중유지 등이 필요하다.

같은 자세에서 장시간 관절을 사용할 경우에는 적당한 휴식시간을 갖도록 하고, 관절주위의 근육을 이완시켜 관절에 오는 과중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야 한다. 특히 무릎이나 고관절에 골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장시간 서있거나 무릎을 꿇거나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걷기 운동이나 수영 등으로 관절주위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 연골의 영양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 시에는 과격한 운동은 피하도록 하고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워밍업으로 시작해 처음부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달리기 등과 같은 상하 운동은 관절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관절염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광균 교수(오른쪽)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김광균 교수(오른쪽)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