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시간마다 공기 환기 필요

연이은 강추위로 온종일 난방장치가 가동되고 있다. 행여 온기가 빠져나갈까 창문과 문은 꼭꼭 닫거나 아예 밀폐시켜 버리기도 한다. 온종일 이러한 폐쇄된 장소에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두통이나 코가 막히는 듯한 불편함을 호소한다. 이는 21세기형 유행병으로 불리는 빌딩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사무실 내에는 우리를 괴롭히는 수많은 오염물질이 있다. 난방장치의 곰팡이, 바닥용 카페트, 복사기 등 사무기기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물질, 단열제와 바닥 등 건축자제에서 갖가지 화학물질과 전자파 등이 눈에 보이지 않게 사무실의 근무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오염된 공기는 계속해서 내부 순환을 반복하고 있고, 밀폐된 건물에서는 공기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산소도 부족해진다. 또 우리 몸의 생리와 맞지 않는 실내온도와 습도 등도 빌딩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새로 지은 건축물인 경우에는 건축자재, 가구 등 접착제와 단열재 등에서 많은 휘발성 물질들이 새어나오기 때문에 호흡기는 물론 신경계에도 더욱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이 밖에 작업에 대한 만족도와 근무 분위기 등 정신적인 요소와 스트레스도 빌딩증후군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빌딩증후군은 사무실뿐만 아니라 아파트, 지하철, 자동차 안 등 하루 중 80% 이상을 실내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성이나 젊은 사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빌딩증후군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빌딩증후군의 증상으로 현기증이나 두통, 후두염, 알레르기 증상 등을 주로 호소하게 된다. 이밖에도 호흡기와 폐에 질환을 가져오면서 심한 기침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피부자극, 메스꺼움, 구토, 어깨통증, 눈의 충혈, 피로, 무기력, 불쾌감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또한 작업능률을 떨어뜨리고 기억력이 감퇴해 정신적인 피로를 일으키기도 한다.

환경적인 문제로 인한 빌딩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채광이나 온도, 습도, 환기나 공기정화 등의 근무환경을 자연환경에 최대한 맞추는 것이 최선책이다. 2-3시간마다 환기를 시켜 적당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실내 구석구석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 잠깐씩이라도 바깥바람을 쐬면서 전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고,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녹색식물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녹색식물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배출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장시간 운전할 때도 창문을 조금 열어 놓고 한 시간에 한 번쯤 환기하는 것이 좋다. 문을 닫고 10분 정도 달리면 차안의 공기가 혼탁해지므로 장시간 운전 시 졸음은 물론 가벼운 두통까지 느끼게 된다. 또한 겨울철에 새로 분양한 아파트나 사무실에 입주할 때는 2-3일 동안 실내 온도를 충분히 올리고 환기를 계속해서 유해 물질이 충분히 빠져 나오게 해야 한다.

빌딩증후군은 잦은 환기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실내에 장시간 있다 보면 공기의 오염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공기가 얼마나 탁한지 감각이 저하된다. 따라서 환기의 필요성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항상 염두 해두어 의식적으로라도 자주 환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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