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 각오를 다진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새해를 맞아 각종 신년회 모임과 회식자리가 늘어나게 마련이다. 각 모임별로 새해를 맞은 설렘과 함께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친목을 도모한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소주다. 꼭 술꾼이 아니더라도 쓰디쓴 소주한잔 기울이며 새해 덕담과 우정과 화합을 다짐한다.

이처럼 신년회 모임에서만 소주를 찾는 건 아니다. 대다수 한국인은 기쁠 때나 슬플 때, 만남이나 모임의 매개체로 소주를 즐겨 찾는다. 보통 우리는 의례적으로 `식사한번 하시죠`라는 인사말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소주한잔 하시죠`라는 인사말도 전혀 낯설지 않다. 또 대다수 사람은 `술을 마신다`는 것은 당연히 `소주를 마신다`라고 이해할 정도다. 음주운전 등 부작용도 적지 않지만 직장인들의 사회생활에 있어 소주는 관계를 진전시키는 연결고리다. 소주 한잔 기울이며 추억을 쌓고 마음을 나눈다.

서민들에게는 친근한 벗이다. 김치찌개나 삼겹살 등을 안주 삼아 지친 마음을 달래는 데 소주만한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집근처 선술집도 좋고 아내가 차려주는 저녁상에도 익숙하다. 그런데 이 소주의 외식 가격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품목 중 소주 가격은 전년 대비 11.7%가 올랐다. 이는 통계청이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 외식 소주를 추가해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의 상승률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인상된 빈병보증금으로 출고가격이 소폭 오르자 일부 음식점과 술집이 이를 핑계로 술 가격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대전과 충남 지역에서는 소주 1병에 4000원을 받는 음식점과 술집이 크게 늘어났고, 일부 고급 음식점이나 상권이 좋은 가게에서는 5000원까지 받고 있다. 오히려 3000원을 받는 가게를 찾기 힘들 정도다. 주당들뿐만 아니라 서민들도 음식점과 술집 주인들이 빈병보증금 인상을 구실로 술 가격을 대폭 올렸다며 불만이 크다. 급기야 정부가 빈병보증금 인상분보다 많이 인상하거나 보증금 인상과 무관하게 식당 판매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한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계란 값 폭등에 휘발유 가격도 가파른 오르막길을 걷고 있다. 새해 들어서는 신선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도 무섭게 상승 중이다. 가뜩이나 지갑은 얇은데 물가 부담에 소주값 마저 치솟고 있어 서민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맹태훈 충남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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