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지역 교원이 올해에도 대거 세종시 전출을 예고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세종시는 중간급 경력을 보유한 교원이 현저하게 부족해 타 시·도 교사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대전과 충남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12일 대전시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교원 49명(초등 33명, 중등 16명)과 충남지역 초등교원 3명은 오는 3월 세종시로 전출할 예정이다. 이는 일방전입만을 통계한 수치다.

그동안 교원 전출 희망지 1순위는 서울이었고 이어 경기와 세종 등에 대한 전출인원이 많았다. 그러나 세종시가 본격 출범하면서 경기보다 세종을 선호하는 인원이 늘어 세종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종시는 출범 이듬해인 2013년 교원전출 신청자가 6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28명, 올해 49명 등으로 신청자가 대폭 늘었다.

지역 교사들이 세종행(行)을 선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정주여건과 향후 승진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교원이 포화상태인 현재의 근무여건 보다 학교가 대거 신설되는 세종에서 교감, 교장의 승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대전은 신규 교원과 관련해 수급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심각성은 다소 덜하지만 충남은 신규 교사 채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 대한 교육부분에서 문제점으로 당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원인사는 원칙적으로 1대 1교류가 원칙이다. 하지만 세종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고 신규 학교가 세워지는 특수성 때문에 올해에도 교사들에 대한 일방전입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전과 충남교육청은 능력과 경력을 갖춘 교원을 세종으로 보내면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인력 수급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세종시 전체 교원 중 50% 가량은 10년 이하의 경력의 교사들로 중간급의 경력을 보유한 교사가 크게 부족하다"며 "경력 교원이 절실하고 세종으로 전출하겠다는 인원과 맞물리면서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출과 관련해 결원은 복직이나 신규 교원 등으로 채우고 있다"며 "인력 수급에 문제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교육계 안팎에선 매년 되풀이되는 교사 유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역의 학생 수도 감소하고 교원들의 전출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교육청은 꼼꼼한 파악 및 분석을 통해 우수 인력 유출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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