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왕 아산시장, 충남도지사 도전 자신감 피력

복기왕(49·사진) 아산시장은 10일 본지와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도지사 출마설 등 자신을 둘러싼 세간의 관심에 솔직한 속내를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앞으로 행보에 방향을 정한 듯 답변에 거침이 없었다.

복 시장은 훌륭한 분들이 계시지만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민선 5, 6기 일군 도정 성과를 계승·발전하기 위해선 지사와 철학과 정책을 공유한 본인이 차기 도정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 지사와 함께 지방자치 영역에서 함께 일 한 몇 안 되는 사람"이라며 "다음 도정에서 안 지사의 추상적인 가치와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는 사람을 손 들어 보라면 자신 있게 손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가 수구적인 충남의 물줄기를 바꿔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본인은 물줄기를 잘 만들고 보완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복 시장은 본인의 경쟁력으로 풍부한 시정 경험도 언급했다. 복 시장은 "글이 아닌 현장에서 7년간 시민들과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상당부분 성과도 있었다"며 "현장에서 발굴한 좋은 정책들을 다른 시·군과 공유해 더욱 진전시키고 동반 성장하는데 다른 분들보다 강점을 지닌다"고 말했다.

도지사 도전과 맞물린 시장 3선 출마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복 시장은 "3선에 당선되는 순간 여러 부정적 한계가 나타날 것"이라며 "새로운 리더십은 8년 정도가 적합하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3선 출마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 시장 자질로 "시민이 시장이라는 철학을 갖고 시민을 모시고, 지방분권·자치분권에 가장 앞장선 분이 적임자"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는 "후임은 시민들이 정하는 것이지만 저의 철학과 정책을 공유하고 한계를 깨치고 발전하는 사람, 적어도 과거로 회귀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털어놨다.

복 시장은 2017년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못지 않은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 시장은 "지금까지 시장·군수가 도지사에게 복무하고, 도지사가 대통령에 복무했다면 2017년은 달라져야 한다"며 "대통령이 도지사에게, 도지사가 시장·군수에게 복무하며 동네에서 실질적으로 일하는 이들을 섬기는 변화된 지방자치의 새 출발이 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격변의 시기지만 흔들림 없이 2017년 한 해도 시정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복 시장은 인터뷰 중 여러 차례 안희정 지사 지지를 표명했다. 복 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느끼는 분권과 지방자치의 무게감은 다르다"며 "지방을 알고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지방을 살리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것임을 절실히 체감한 리더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여전히 서울공화국, 수도권 공화국, 다른 지방은 `없는 자식` 취급받는 대한민국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시간 여의 인터뷰를 마친 복기왕 시장은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안희정과 훈훈한 밥상` 토크콘서트장으로 향했다. 대담=이찬선 천안아산취재본부장

=민선 6기 3년차를 시작했다. 지난해 소회는.

지난해는 스물 한 살 아산시가 제대로 성인식을 했다. 아산시 역사에서 가장 큰 행사로 기록될 양대 체전의 성공 개최와 아산시민의 염원이었던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은 우리 시가 더 이상 중부권 변방의 작은 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 성장과 변화를 상징하는 젊은 도시라는 것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시민 삶의 질 제고와 정주여건 개선, 지속가능한 성장,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에 역점 두고 시정을 펼쳤다. 그동안 땀 흘리며 뿌린 씨앗들이 서서히 싹을 틔우고 가시적인 열매를 맺으며 어느 해보다 역동적 성장을 보여 준 한해였다.

=올해 시정운영 주안점은.

2017년은 지속적 성장과 함께 복지를 통한 시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 먼저 어떤 외부 충격에도 흔들림 없는 튼튼한 경제체제를 만들어 나가는 한편, 다음 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내일을 준비하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민 행복을 위해 노인·여성·아동·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먼저 배려하고, 인권과 안전의 가치를 최우선 하는 따뜻한 행복공동체가 보다 굳건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

음봉 분뇨 악취 문제나 신도시 지역 터미널 부지 개발 문제에 더욱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노인 목욕 및 이미용 서비스 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시 복지 정책과 `여성친화도시`을 만들기 위한 각종 시책, 유니세프에서 주관하는 `아동친화도시` 인증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 또한 새로운 교육 지원 정책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명품 교육 도시로 만들어가겠다.

=인공지능과 공정자동화 등 4차 산업혁명은 제조도시인 아산의 미래를 위협할 수도 있다.

1인당 GRDP 최상위, 무역수지 전국 1위 등에서 알 수 있듯 아산시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이다. 하지만 그에 따라 소득의 분배, 부의 외부 유출, 의존적 세입 여전, 서비스업 취약 등의 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4차 산업 혁명까지 더해지면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다. 아산시는 강점은 보다 강화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내발적 성장 동력 마련으로 적극 대응해 미래에도 대한민국 경제 중심의 지위를 지켜 나가겠다.

이를 위해 더 많은 기업의 입주와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탕정일반, 음봉복합, 인주 산단 등의 조성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 올해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인주일반산업단지는 자동차 및 트레일러, 1차 금속, 전기장비 제조업 등을 유치하는 것을 골자로 지구 계획을 재정비해 산단 규모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인주산단은 평택·당진항과 10분 거리이며 인천공항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앞으로 서해선 복선전철과 제2서해안고속도로, 아산-천안간 고속도로가 준공되면 수송 여건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사회적경제 허브센터 설립과 친환경에너지단지 조성, 패시브 건축 확대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미래 먹거리를 마련해 나가겠다.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만큼 중앙정부와 충남도의 자영업 및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 우리 시만의 지원 정책을 연계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

=청년문제가 심각하다.

청년 문제는 단순한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닌 4차 산업혁명과 저성장 시대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미래를 개척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 것이냐의 문제다. 최근 아산시 인구 분포를 보면 30-40대는 전국보다 상회하고 있으나, 20대는 전국 평균 보다 낮아 지역 정착을 위한 시 차원의 청년 정책 추진 필요성이 시급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시에 청년경제팀과 청년정책팀을 신설했다. 이를 시작으로 청년의 자립기반 형성에 좀 더 체계적으로 심혈을 기울이겠다. 앞으로 청년을 위한 조례 제정과 청년 창업 지원 등을 통한 일자리 확충, 청년학교와 청년커뮤니티 지원 등 청년 공동체 지원 사업, 창업지원, 직업훈련, 고용지원 서비스 등 맞춤형 패키지 프로그램 발굴·운영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대선을 기화로 반쪽 지방자치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민국이 지방자치를 시작한지 20여 년이 넘었다. 현재의 지방자치는 여전히 2할 자치에 머물러 있다. 좀 더 성숙한 지방자치로 나아가기 위해선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나누고, 책임은 키워가면서 자치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제도 변화와 함께 지방에서부터 준비해야 한다. 지방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방 분권형 개헌, 국고보조사업 축소와 지방비 부담비율 재조정, 국세의 지방세 전환, 지방교부세율 인상 등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시민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와 분권의 핵심이다. 각종 위원회의 결정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정에 대해 계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채널을 보다 다양화하고, 아울러, 주민참여예산제도 더 활성화해 시민 지향적 행정이 필요하다. 정리=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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