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즐기는 여행자 북적 전철로 1시간 이내 거리에 교토·나라 등 여행지 포진

방학시즌이 되면 주변에서 4박 안팎의 가족 해외자유여행 목적지로 어느 곳이 가장 좋겠느냐고 묻곤 한다. 그러면 `일본의 베니스`로 불리는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大阪)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수십 년 전 휴양지 괌을 가다가 트랜스퍼(중간기착)로 우연한 기회에 들른 오사카의 매력에 흠뻑 빠져 그 후에도 수십여 번 들른 오사카는 `천하의 부엌`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식도락의 천국이다. 설사 일본어나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더라도 인사말 몇 마디만 구사할 줄 알면 문제없다. 여행자들이 들를 만한 식당의 메뉴판에는 음식 사진이 나와 있고 지하철 안내판에는 한글도 적혀 있어서 식사를 하거나 지하철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뿐만 아니라 과학 선진국 제2도시답게 다양한 주제의 테마 박물관이 도시 곳곳에 포진해 있어서 다양한 연령층의 기호에 맞게 취사선택해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전히 우리나라 여행자들 중에서 일본 하면 "물가도 턱없이 비쌀 게고 우리와 문화유산도 유사해 볼 것도 없을 것 같고 양국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데 뭣 하러 그곳에 가지?"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 번 가보면 그리 오래지 않아 그러한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 여행자들 중에서 오사카 특유의 매력 포인트에 매료돼 짬만 나면 가벼운 배낭 하나 메고 반복해 들르는 마니아들이 꽤 많다. 그 결과 하나투어 등 국내 굴지의 여행사들이 수시로 발표하는 `해외 자유여행지 인기도 순위`에 있어서 오사카는 도쿄·상하이 등의 인근 도시와 함께 톱을 차지할 정도다. 얼마 전 인터파크투어가 2년 동안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역시 오사카의 재방문율이 도쿄와 1-2위를 다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한 높은 인기도의 저변에는 앞서 밝힌 요인 외에도 영화테마파크 유니버설스튜디오저팬(USJ) 등의 다양한 즐길 거리(관광명소)에다가 우리나라 정서와 그다지 동떨어지지 않는 문화적 요인에 마음 놓고 나다닐 수 있는 완벽한 치안의 안전성이 깔려 있다. 무엇보다도 오사카 일대에는 밀려드는 여행자들을 넉넉하게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등급의 수준 높은 관광호텔들이 충분하고 시설 대비 객실료 수준도 우리나라 대도시보다도 훨씬 저렴하다는 사실도 경쟁력을 높인다.

지구촌 도시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수도보다는 제2, 제3의 도시가 더 매력적인 경우가 허다한데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도쿄(東京)보다는 도심에서 전철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천년 역사고도 교토(京都), 백제문화와의 인연이 깊은 나라(奈良), 낭만적 분위기 물씬 풍기는 항구도시 고베(神戶) 등의 매혹적인 여행지가 즐비하게 포진해 있는 오사카가 훨씬 더 매력적이다.

오사카 도심의 도톤보리(道頓堀)·센니치마에(千日前)·난바(難波)·미나미(南)·우메다(梅田新道) 일대는 전 세계에서 식도락과 쇼핑을 즐기려 몰려든 여행자들로 늘 북적댄다. 혼마치(本町)·도부이케상가(池筋) 일대에는 섬유업종, 도쇼초(道修町) 일대에는 약종(藥種), 마쓰야초(松屋町) 일대에는 제과 및 완구업종, 니혼바시상가(日本橋筋) 일대에는 `덴덴타운` 등 전기·전자제품 업종, 오사카 북쪽 니시텐마 오이마쓰초 부근에는 전통 공예품과 미술품 등등 다양한 업종의 도매상이 한 곳에 포진해 있어 효과적으로 쇼핑하기에도 제격이다.

오사카 쇼핑에 있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또 하나의 묘미는 전 세계에서 그 유례가 드문, 지상 고급 쇼핑센터와 맞먹을 정도로 세련된 품목과 매장 분위기를 구비한 사통오달의 지하상가에서의 쇼핑이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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