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바다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공간별·생물종별 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해양공간관리 제도가 바로 `해양보호구역지정제도`이다. 이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해역 또는 갯벌을 지정해 집중 관리하는 제도로 지난 2001년 전남 무안갯벌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6개 구역 576㎢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위치한 내만(內灣)인 가로림만(加露林灣)이다.
가로림만은 `내륙 깊숙이 바닷물을 끌어안아 이슬 맺힌 아침의 숲처럼 고요하고 잔잔하다`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라 전해진다. 고운 이름처럼 청정한 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서해의 대표적 보호대상해양생물인 점박이물범을 비롯해 붉은발말똥게, 거머리말, 흰발농게 등 여러 희귀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지정된 해양보호구역 26개소 중 가장 범위가 크고(91.737㎢), `해양생물` 보호구역으로는 처음 지정된 곳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곳의 마스코트인 점박이물범은 1930년대까지는 서해에 약 8000여 마리가 살고 있었으나 서식지 파괴 등으로 수가 급감해 최근에는 1000마리 정도만 남은 안타까운 종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충남도와 `가로림만 해양보호구역 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가로림만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갯벌복원사업, 점박이물범 보호 연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연간 관광객이 300만 명에 달하는 순천만 습지보호지역처럼 가로림만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발돋움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할 계획이다.
병아리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스스로 안에서 알을 쪼고, 어미닭이 밖에서 함께 알을 쪼아 돕는다는 의미의 `줄탁동시`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도랑에서 서해까지` 라는 구호 아래 육상과 해양을 연계한 정책 추진을 선도하고 있는 충남도가 있기에 정부의 강한 해양보호 철학과 함께 아름다운 가로림만과 그곳에서 뛰노는 점박이물범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자손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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