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로비에 전시돼있는 고 백남준 작가의 `프랙탈 거북선`이 당분간 로비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봉 시립미술관장은 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프랙탈거북선의 원형 전시와 보존 공간의 확장 문제가 지속 지적되면서, 대전 중구에 있는 옛 충남지방경찰청사 등 원도심으로의 이전이 해법으로 제시됐었지만 미디어전용관이 설치되지 않으면 프랙탈 거북선의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프랙탈 거북선은 고 백남준 작가가 1993년 대전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비디오와 고물TV, 홀로그램, 레이저 등을 혼용해 만든 비디오아트 작품이다. 당시 엑스포 재생조형관서 전시한 후 그대로 방치됐다가 2001년 시립미술관 로비에 복원·이전됐다.

그러나 로비 공간이 협소해 가로 3.5m, 높이 4m, 길이 6.7m의 프랙탈 거북선 윗부분 원형이 한 줄 빠져 완전한 작품 전시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립미술관은 2014년 대전발전연구원에 `프랙탈거북선 이전조성사업 연구용역`을 의뢰해 옛 충남경찰청사 상무관이 이전 장소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경찰청사로 이전하면 프랙탈 거북선이 작품 가치가 큰 만큼 원도심 활성화는 물론 문화적 불균형 해소, 중앙로 스카이로드 등과 연계한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 지점 설계 등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역시 당시 충남경찰청사에 대한 소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유야무야된 상태다. 이후 대전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사) 외부 주차장에 프랙탈거북선을 전시하는 논의도 나왔지만 관리 등의 문제로 구체화되지 못했다.

이 관장은 "프랙탈 거북선은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옛 충남도청사 혹은 충남경찰청사에 미디어전용관 설치에 대한 논의가 있다면 이전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립미술관은 현재 포화상태인 수장고를 대전근현대사전시관과 연계해 확장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1200여 점이나 돼 수장고가 포화상태다. 때문에 수장고를 새로 짓거나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 관장은 작품을 보관하면서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개방형 수장고`를 고려 중이다.

이 관장은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 시립미술관 소장 작품을 전시하면서 관리한다면 원도심 활성화 등과도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립미술관은 올해 창작센터에 어린이 체험학습 등의 프로그램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연계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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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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