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000일만인 10일 그동안 숱한 의혹을 사온 `7시간 행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몸이 좋지 않아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하며 관련 보고를 받았고, 오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방문하는 등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다했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앞서 청와대는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와 박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직접 해명하는 방식으로 세월호 당일 이른바 밀회설 등을 부인하며 정성적 업무 소화를 주장했지만 구체적 일정을 시간대별로 밝힌 건 처음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측은 구체적인 답변 수준이 당초 요청에 못 미친다며 보완 필요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으로서 성실한 직무수행 의무를 어기고 국민의 생명권 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탄핵 심판의 핵심 논란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 대리인단이 이날 공개한 행적 자료(A4용지 19쪽 분량)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평소처럼 기상해 아침 식사를 한 뒤 관저 집무실로 출근하며 업무를 시작한다.

세월호 당일 공식 일정이 없었고, 신체 컨디션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하기로 했으며 이후 집무실에서 밀린 보고서를 검토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처음 인지한 것은 오전 10시쯤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침몰 현황 `1보` 보고서를 받으면서부터.

5분 뒤인 10시 15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직접 전화해 상황 파악 등을 지시했고, 7분 뒤 김 실장에게 다시 "샅샅이 뒤져 철저히 구조하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화가 실제로 있었다는 증빙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후 오전 내내 국가안보실과 사회안전비서관 등으로부터 세월호 구조 상황 보고서를 받았으며 안봉근 당시 제2 부속비서관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때를 전후해 간호장교 신보라 대위가 가져온 의료용 가글을 수령했다.

박 대통령은 점심을 마친 직후 정호성 당시 제1 부속비서관으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았으며, 오후 2시 50분쯤 승객 대부분이 구조됐다는 앞선 보고가 잘못됐다는 말을 듣고 오후 3시쯤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35분쯤에는 청와대로 온 미용사로부터 약 20분간 머리 손질을 받은 뒤 오후 4시 30분쯤 방문 준비가 완료됐다는 경호실 보고에 따라 5시 15분 중대본을 방문했다고 소명했다.

일정을 마친 뒤 청와대로 돌아와서는 국가안보실 및 관계 수석실 등으로부터 구조 상황을 보고받고 오후 11시 30분쯤 직접 전남 진도 팽목항 방문을 결심했다고 대리인단은 주장했다.

요약하자면 "20-30분마다" 직접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시를 하는 등 당시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조치를 모두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헌재는 `7시간 행적 `에 대한 답변이 부족하다고 보고 추가로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나서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서울=송신용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신용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