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그들 영국인들과 함께 코프레이 사냥에 나선 인도인 사냥꾼 찬드라 형제들은 켑틴 베룬과 함께 오래도록 현상금이 걸린 식인범 사냥을 해왔던 사냥꾼들이었는데 인도 동북 끝과 미얀마의 국경지대의 밀림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냥꾼들이었다.

네 사람은 많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0월 초에 정글에 들어갔다.

소문만 났지 실지로 본 적도 없는 환영의 짐승 코프레이를 잡기 위해서였다.

정글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 대낮인데도 밤처럼 어두웠다. 햇빛이 빽빽이 들어선 나무들에 가려져 있어 큰 전등을 켜고 걸어가야만 했다. 일행은 손등을 켜고 산도를 휘돌면서 한 발 한 발 밀림을 뚫고 들어갔다. 산도로 앞을 막고있는 나뭇가지들과 잡풀들을 쳐내면서 걸어갔는데 그래도 나무뿌리들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도대체 코프레이는 그런 정글을 어떻게 뚫고 다니는 것일까.

세계에서 코프레이를 사육한 적이 있는 단 한 군데의 파리에 있는 동물원에서 나온 정보에 의하면 코프레이는 전신이 근육에 감겨 있는 소이며 표범처럼 민첩하게 움직이는 순발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동물원에서도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우리를 청소하거나 먹이를 주려고 하다가 녀석의 뿔에 받쳐 중상을 입는 일이 가끔 일어났다. 코프레이는 소 종류 중에서 가장 민첩할 뿐 아니라 가장 길고 날카로운 뿔을 갖고있었다. 녀석은 그렇게 좁은 우리 속에서 몇 달도 살지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발작을 하여 스스로 자살하듯 죽었다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코프레이는 그 정글 속을 어떻게 뚫고 다니는 것일까.

현지에 도착한 일행은 수소문 끝에 코프레이를 봤다는 현지 마을의 나무꾼 한사람을 만나봤다. 그 외에 코프레이를 본 사람은 서너 사람이 더 있었으나 그들은 만날 수 없었다. 모두 코프레이에 살해되었기 때문이었다.

"코프레이가 어떻게 밀림을 돌아다니느냐고요."

그 나무꾼은 주위를 살피면서 자그마한 소리로 말했다. 마치 코프레이가 주위에 있는 것 같이 겁에 질리고 있었다.

"그때 난 운 좋게 나무 위에 있었지요. 튼튼한 나무였기에 그 나무를 쓰러뜨릴 수가 없었지요."

난 그 놈을 보기는 봤으나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짓을 했는지 잘 몰라요. 내가 본 것은 밀림 안에서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순식간에 지나간 것 뿐이지요.

그 회오리 바람이 바로 코프레이였다. 그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쏴아 하는 바람소리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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