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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 사이 성장통 이야기

2017-01-10기사 편집 2017-01-10 06: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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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앨범 '사춘기 하' 발표… "호흡의 경지 보여드릴게요"

"넌 지금 알프스야. 해발 고도 몇 m이지. 통기타를 하나 들고 있어. 뒤에 남자가 따라오는데 잘 생겼어. 그런데 네가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진 거야. 바로 그때의 감정을 떠올려봐."

오빠 이찬혁(21)은 '사춘기 하'(思春記 下)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리얼리티'를 녹음하면서 여동생 이수현(18)에게 이런 상황극을 주문했다. 가사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도록 '디렉션'을 준 것. 감수성이 풍부한 이수현은 그걸 또 천연덕스럽게 해냈다.

노래하며 애교도 부리고 설레는 듯 요들 같은 스캣(가사를 대신해 리드미컬하게 흥얼거리는 창법)도 더했다.

듀오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의 새 앨범 '사춘기 하'는 18년간 한집에서 산 남매의 '호흡'이 경지에 오른 것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이수현은 "녹음할 때 오빠에게 여기서는 어떤 감정이냐고 상황을 만들어달라고 한다"며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때론 오빠가 이상하게 '디렉션'을 줄 때도 있어요. '거친 파도처럼 노래해', '자갈밭 한가운데 숨어있는 게딱지라고 생각해'라고 하죠. 하하하."(이수현)

이찬혁이 만든 악동뮤지션의 음악은 이런 이상한 주문이 어울릴 정도로 독창적인 시선과 화법이 매력이다.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상황, 그냥 지나칠 평범한 사물과 현상을 포착해 위트있게 풀어내며 공감을 끌어낸다. 이들이 앨범을 낼 때마다 음원차트 1위를 찍는 이유이다.

지난해부터 이들이 공들인 테마는 '생각에 봄이 깃드는 시기'인 '사춘기'다. 지난해 '사춘기 상' 앨범에서 통통 튀는 호기심, 상처에 강한 척하는 반항심 등 전형적인 사춘기의 특징을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에 녹였다면, '사춘기 하'에서는 상처가 아물고 살이 덮인 듯 성숙해진 감정을 한결 차분해진 느낌으로 풀어냈다.

이찬혁은 "사춘기가 언제 시작하고 끝나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중2병'이라고들 하는데 그 시기에 머리가 커지고 주관이 명확해지니 어른들의 세계와 안 맞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다. 자신의 꿈과 어른들의 '푸시' 사이에서 순수한 감정이 타협해야 하니 극복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 어른이 되고서도 비슷한 감정이 있지만 타협하고 무뎌진 후이다"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