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대전삼육중 '최고의 비결'

 상산고에 합격한 대전삼육중 학생들. 왼쪽부터 길기진, 민정완, 김범진 학생.
상산고에 합격한 대전삼육중 학생들. 왼쪽부터 길기진, 민정완, 김범진 학생.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인 전주 상산고는 매년 수십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경쟁하는 의학계열 대학 입시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학교다. 2016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139명의 의·치·한 합격자(중복 및 재수생 포함)를 배출했다. 서울대는 55명에 달한다. 그만큼 전국의 수많은 중학생들이 선망하는 '명문고'다. 2017학년도 고교 입시에서 상산고의 높은 문턱을 넘은 길기진, 김범진, 민정완 학생(이상 대전삼육중)을 만나봤다.

◇상산고 합격 솔루션1. "자소서에 스토리를 담아라"

상산고 합격에는 세가지 핵심 키워드가 있다. 바로 자기소개서, 면접, 내신이다. 반영 점수에서 가장 큰 비중은 1단계 교과내신이지만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서 변별력이 줄었고, 상대적으로 서류와 면접의 중요성이 커졌다. 면접은 공통문항과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한 개별 문항으로 진행된다. 자소서가 면접의 변별력인 셈이다.

상산고가 요구하는 자소서는'꿈과 끼, 독서, 인성'에 대한 스스로의 학습 계획과 과정, 느낀 점, 지원학교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 고등학교 입학 후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한 활동 계획, 졸업 후 진로계획 등이다. 띄어쓰기를 포함해 20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상산고에 합격한 세 학생의 자소서는 어떻게 구성됐을까?

"(김범진)저의 꿈과 연계해 독서 및 학업역량을 키워나간 과정을 상세하게 담아냈어요. 제 꿈은 건축설계자인데 기술시간에 배운 건축의 역사, 교각구조와 한옥의 특징 등을 통해 건축의 즐거움에 빠져 들었다고 썼어요. 집 도면을 그려보고, 건축 자료와 사진을 모으고, 건축 관계자를 인터뷰하면서 꿈을 키웠던 과정도 써 넣었습니다. 책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가 건축가의 꿈을 심어줬으며 건축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함께 근대 건축사와 시대별 건축양식을 해석할 줄 아는 시야를 넓혀 줬다는 점도 밝혔어요. 폭 넓은 독서활동 등으로 진로 탐구를 심화시켰고, '유겐트 스틸'(Jugendstil·아르누보 양식)의 건축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곡선을 이용한 예술'이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도 기술했습니다."

범진 학생의 자소서를 살펴 보면 자기주도학습 항목에 수학관련 학습역량을 키워나간 과정을 기술한 점도 주목됐다. "선에 선을 이은 그림을 그리다가 무한히 이어 그려 시작점에 만나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라는 호기심이 생겨 구글에서 논문을 검색했어요. '랜덤워크 이론(random walk process·어떤 확률변수가 무작위적으로 변동할 때의 확률변수)'을 접한 뒤 다양한 수식을 증명해 가는 과정에서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확률변수의 미래 값을 예측하는 수치적 접근방법)을 알게됐고, 레일라이 정리 등으로 심화 시켜 나가는 과정을 통해 얻은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스토리로 엮어냈습니다."

결국 자소서는 학생을 뽑는 최고의 재료다. 이 재료를 기반으로 상산고 면접이 진행된다. 상산고는 민사고와 함께 면접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자사고다. 상산고 합격생들이 입학 전형 중에 제일 힘들었다고 손꼽는 것이 면접이다.

세 학생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모의면접'을 통해 실전감각을 키운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길기진)3학년 여름방학부터 자소서와 면접 준비를 시작했어요. 상산고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학교 정보를 찾아보고, 상산고 인재상에 대해 고민하면서 준비를 했어요. 상산고 면접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자소서와 학생부를 바탕으로 예상 질문 목록을 뽑아 봤어요. 이 과정에서 학교 진로지도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을 통해 입시 정보를 얻었고, 실제 면접장에서 대답하듯 답변을 준비하는 '모의면접' 등 큰 도움이 얻었습니다. 개별 면접 준비는 자소서를 기반으로 꿈과 학업역량, 독서활동 등을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해 대비했어요."

◇상산고 합격 솔루션2. "기본 중의 기본, 내신 관리"

자사고 입시에서 교과 내신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상산고처럼 전국단위 자사고를 목표로 한다면 특정 과목에 편중된 성취도 보다는 과목별로 고른 성취도 분포가 중요하다. 상산고는 내신과 학생부로 평가하는 1단계 비중이 500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교과성적은 400점 만점으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체육 6개 과목을 반영한다. '수학이 강한 학교'답게 수학의 배점이 100점으로 가장 높다. 내신과 출결 외에도 봉사활동, 창의적체험활동, 독서활동,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반영한다.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자신 만의 공부법을 통해 철저하게 내신을 관리했다고 입을 모았다.

"(민정완)학교에서 나눠주는 학습 플래너를 활용해 공부한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일간, 주간 단위로 스케줄 표를 작성하고, 다시 시간 단위로 쪼개 꼼꼼하게 관리한 학습 플래너는 상산고에 진학새서도 좋은 학습 도구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계획을 세운 뒤에는 과목별로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 제 공부 스타일입니다. 교과서를 여러 번 읽고 여러 번 써보면서 세밀한 부분 하나 하나까지 통째로 외우는 것이죠. 무작정 외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남는데 이게 암기의 형태가 되는 겁니다. 수학과목도 개념정리 보다는 유형을 모두 외워는 공부법을 택했어요. 이 경우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잘 맞는 공부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위권은 어려운 한 두 문제 때문에 등급이 갈리잖아요. 되도록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고, 문제 유형을 외우면 좋은 점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길기진)저는 책을 보지 않고도 완벽하게 문제를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파고들었어요. 과학과 수학은 연관성 있는 과목이어서 교과 내용 중 연관성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서로 심화, 확장시켜 공부하는 방법을 활용했어요. 상산고는 학생부 비중이 큰 학교인 만큼 학업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교과세특에 특히 신경을 썼습니다. 3학년 때 물리과학 쪽에 흥미가 생기면서 물리과학과 관련된 독서이력을 쌓아 나갔고, 자연스럽게 교과 세특도 'DJSY 과사랑'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기반으로 공부한 내용이 확장될 수 있었습니다. 내신관리가 학생부 속에서 비교과 활동과 만서서 꿈과 끼를 확장시키고, 전공과 진로에 근거가 되는 과정이 상산고 합격의 비결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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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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