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선실세인 최순실이 온 나라를 뒤집어 놓았다. 그 충격으로 인해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희망을 찾기 어렵다.

이러한 기류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더욱 가슴 아픈 현실은 사태의 결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탈당과 신당 창당 등의 움직임으로 살아날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그다지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기자의 한 지인은 "정치인들은 현재를 살기 위해서만 몸부림칠 뿐,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는 비단 정치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일에 대한 문제점을 논할 때 대부분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발생한건지, 누구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만 따지고 든다. 앞으로의 해결책, 즉 그 다음에 대한 논의는 안중에 없이 말이다. 이제 우리는 그 다음에 대해 생각해볼 때다. 그래야지만 상처 입은 국민을 위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또 다시 어둠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미래지향적 국가 비전을 제시해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줘야 하며 국정혼란 수습과 국가위기 극복에 혼신을 다해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탄핵정국은 실패의 역사가 아니라 `제2의 도약`을 이루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대로 주저 앉을 수도 없고, 그렇다 해서 희망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새해는 기대와 설렘, 희망을 준다. 세상이 팍팍하고 삶이 힘겨워도 새해가 시작되면 시민들은 꿈을 꾸고 희망을 품게 된다.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지만 새해 인사를 마음 편히 건네기엔 우리 앞의 현실이 너무 무겁기만 하다. 이번 정유년은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붉은 닭`의 해다. `붉다`는 것은 `밝다`는 뜻과 흡사해 정유년을 `밝은 닭`의 해라고 칭한다. 또 `밝다`는 것은 사람에게서는 `총명하다`는 뜻이기도 해 `총명한 닭`의 해라고도 부른다. 정유년 좌절하고 분노케 했던 지난해의 온갖 사건사고를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총명한 기운을 받아 새롭게 시작해보자. 어둠을 보내고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올해는 더욱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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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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