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되는 식생활과 생활패턴으로 서구 선진국 암으로 알려진 대장암이 국내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거나 국소성일 때 수술로 종양을 성공적으로 제거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전이성 대장암은 대부분 수술 후에도 신체 다른 부위로 전이돼 암과 장기적인 사투를 벌여야 한다. 허규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대장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통증 오기 시작하면 어느정도 진행된 경우 많아=지난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2만 5343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그 중 대장암은 남녀를 합쳐 2만 7618건으로 전체의 12.3%로 3위를 차지했다. 인구 10만명 당 약 55명이 대장암에 걸린 것이다. 남녀의 성비는 1.5대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으며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27.6%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5.7%, 50대가 22.6%의 순이었다.

크고 위중한 병이라 통증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증상이 나타나고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진행된 암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도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장암의 증상은 단순한 소화불량, 빈혈, 복통, 체중감소, 만성피로 등 특징적이지 않은 증상으로부터 배변 습관 변화, 혈변이나 점액이 섞인 변을 보거나 변비가 생긴다든지 변을 봐도 시원치 않은 증상이 보이거나 변이 가늘게 나오는 증상, 또는 배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겠지만,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아야만 한다.

◇50대부터 대장내시경 검사 매우 중요=요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종합 검진을 하고 있는데 50대의 경우는 정확한 대장암 검사가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가장 좋은 검사 방법은 대장 내시경이다. 대장 전체를 직접 보고 확인 할 수 있으며 조직검사도 할 수 있고 암으로 변할 수 있는 작은 혹인 대장 용종을 제거하는 치료도 한꺼번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 내시경을 할 수 없는 경우는 조영 바륨관장검사와 에스 결장경 검사로서 대신할 수 있다. 최근 PET-CT도 진단을 위해 많이 이용되고 있지만 건강한 사람에서 대장암을 찾는 용도 보다는 대장암 발견이 된 환자에서 다른 장기로 전이는 안 됐는 지 확인하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

대장암은 60대에 가장 많이 생기기 때문에 50대가 되면 증상이 없더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검사에서 정상소견을 보이면 약 5년에 한번 씩 대장내시경을 하면 된다. 물론 그전에 한 검사에서 용종이 있었거나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궤양성 대장염 환자, 유전성 대장암 환자의 가계 등 대장암 발생가능성이 높은 사람의 경우는 더 일찍부터 정기검사를 시작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대장암 치료는 수술이 기본=대장암 치료는 수술이 기본이다. 항암제 치료 및 방사선 치료는 수술 전, 후에 보조적인 치료로 그 역할이 크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를 빼고는 수술 없이 치료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된다. 조기암의 경우는 수술만으로도 95%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며 2기암, 3기암의 경우는 수술 전, 후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선택적으로 같이 하게 되면 수술만 한 경우보다 좋은 예후를 보인다.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된 4기암의 경우에도 수술로 절제가 가능하다면 수술을 먼저 고려하고 절제가 가능한 4기암의 경우 25-35%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재발암의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수술을 하고 이 경우에도 일부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암의 진행정도, 암의 위치, 암의 전이 여부, 암의 합병증 여부에 따라 수술 방법 및 치료 방법은 다르게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대장암이 결장암과 항문에서부터 15㎝ 정도 되는 직장에 생기는 직장암을 합해서 말하는 만큼, 결장암과 직장암의 1기암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일부 경우는 내시경절제술 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결장암이 진행된 2기암과 3기암은 항암제 치료가 보조적으로 필요하며 직장암의 2기암 일부와 3기암에서는 수술 전이나 수술 후 항암제 치료와 함께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된 결장암, 직장암 4기의 경우는 수술이 가능한 경우 간절제, 폐절제등 전이된 암을 수술적 절제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이며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고주파 열치료,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선택적으로 사용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주변 장기까지 침범한 경우처럼 너무 많이 진행된 암이 아닌 경우 결장암은 개복 수술을 하지 않고 복강경으로 4-5㎝ 정도의 상처만으로 수술이 가능한 복강경 수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개복수술과 같은 정도의 암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직장암의 경우에서도 선택적으로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개복수술과의 비교 연구 결과가 나오면 직장암에서도 복강경 수술이 일반화 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이 환자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으므로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적용하게 된다. 전희진 기자

<대장암 예방 포인트>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

대장암은 5년간 재발이 없어야 완치됐다고 말할 수 있다. 재발하는 경우의 80% 이상이 수술 후 첫 2년 내에 재발하고, 재발하더라도 치료를 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첫 2년간은 적극적인 외래 관찰이 필요하며 수술 후 5년간은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수술만 잘 받으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수술도 잘 받고 수술 후 관리도 편하게 잘 받을 수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

△두려움보다 정확한 정보·용기 필요

대장암은 위암, 폐암, 간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으며 대장 내시경을 통해 용종 절제술을 하면 대장암을 확실히 예방 할 수 있다. 조기 발견만 하면 수술만으로도 완치되는 질환이다. 또 진행된 암이라도 최적의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치료 한다면 완치될 수 있으므로 막연한 두려움 보다는 확실히 알고 대처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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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찬 교수가 대장암 조기진단을 위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허규찬 교수가 대장암 조기진단을 위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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