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기분을 말해 봐요(디디에 레비 글·파브리스 튀리에 그림·장석훈 옮김)=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참는 것이 미덕이었던 우리 민족 정서 때문에 아직도 우리는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성인 열 명 중 두 명이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아픈 어른들이 많아지면 아픈 아이들이 많아지는 건 당연하다. 이 책은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예로 들고 이럴 때 드는 생각이나 기분이 어떤 감정에 속하는지 알려준다. 이런 기분이 들 때 나타나는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좀 더 감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아이들은 주인공 제제의 행동을 보면서 공감하고 기분을 말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질 것이다. 이를 통해 조금 더 자기 생각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소중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달과 소년(지미 리아오 글·그림)=부모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학교생활도 잘하지 못하는 여리고 외로운 소년이 있다. 소년이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달이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달 역시 혼자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느날 달이 없어지면서 사람들은 온통 야단법석이 되지만 곧 노랗게 빛나는 달의 대체품이 생산된다. 일상은 곧 안정을 되찾게 된다. 오직 소년만이 진짜 달의 존재를 알고 마치 어린아이를 보살펴주듯 달을 돌본다. 달과 소년은 급변하는 세상을 살고 있는 고독한 우리의 일상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지, 잊지 말아야 할 게 무엇일지, 가만히 생각해보게 한다.

여자와 남자는 평등한 존재예요

◇여자와 남자를 배우는 책(신현경 글·이갑규 그림)=사람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겪어 온 불합리한 차별에 대해 밝히며 성에 따른 차별 없이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평등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남녀평등의 문제는 어른들 세계의 일 같지만 남녀 차별은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흔하게 일어난다. 남자라는 이유로, 혹은 여자라는 이류로 차별을 받는 경우가 있다. `남자가 울면 안돼`, `여자가 얌전해야지` 등이 이런 경우이다.

여자와 남자의 몸은 다르지만 그것은 차이일 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우열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이 책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양성평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여자와 남자의 신체 차이를 알기 쉽게 전하며 우리가 흔히 내뱉는 남녀를 차별하는 말에 대해서도 짚고 있다. 이책은 평소 생활에서 남녀를 차별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되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해준다.

콧구멍 속 완두콩이 자라면 어쩌지?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었어요(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일론 비클란드 그림)=강가의 커다랗고 빨간 집에 여동생 리사벳과 언니 마디켄이 산다. 리사벳은 눈에 보이는 건 뭐든지 어딘가에 넣어 보는 버릇이 있다. 방 열쇠를 우편함에 넣은 적도 있고 엄마 반지를 돼지 저금통에 넣은 적도 있다. 그러던 어느날 리사벳은 바닥에 떨어진 완두콩을 콧구멍에 밀어 넣었다. 그냥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만 보려고 했는데 콩이 콧속에 꽉 박힌 채 꼼짝도 안 했다. 아이들의 엉뚱한 행동과 소박한 발상을 그린 이 책은 밝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다. 작가는 특유의 인자하고 깊은 시선으로 슬쩍 다른 삶의 모습을 한자락 보여주기도 한다. 아이다운 시선으로 어떤 편견도 없는 순수한 동심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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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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