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권행보를 바라보는 충남도민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도백(道伯)을 발판으로 충청권 출신 대통령의 염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앞서고 있지만, 한편으론 대권 행보로 빚어지는 도정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는 것.

안 지사는 작년 9월 대선레이스에 몸을 싣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도정공백을 최소화 하겠다. 주말을 이용해 전국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서 제기됐던 도정공백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현재 안 지사가 펼치고 있는 행보는 도정 보다는 대권에 치중돼 있는 게 현실. 최근 열흘간의 일정만 훑어봐도 고개가 끄떡여질 수밖에 없다. 안 지사는 지난달 23일(금요일) 업무시간 온종일 전주에서 정치적 행보를 펼쳤다. 안 지사는 이날 전북을 방문해 오전 11시 전북도의회 기자간담회, 오후 3시 전주대 한식문화재단 특강, 오후 5시에는 한국전통문화의전당에서 더 좋은 민주주의 포럼 준비위원회의 초청강연 등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오후 8시부터는 전주의 한 선술집에서 시민을 포함한 지지자 등과 함께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그 다음주인 27-28일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찾아 대선주자로의 광폭행보를 또다시 이어갔다. 비서실 관계자에게 도정을 온 종일 떠난 안 지사가 휴가계를 제출했냐는 질문에 "휴가계는 제출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새해에도 수차례의 대학 강연 및 특강이 예정됐다는 게 충남도 관계자의 설명.

도정공백은 없을 것이며, 주말을 이용해 전국 투어를 하겠다는 본인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이런 안 지사의 행보를 바라보는 정가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안 지사는 현재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타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지역 내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 될 경우 향후 대권 도전에 있어 걸림돌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신년사를 통해 "도정을 이끌며 도민 여러분과 함께 한 7년 동안 `도정의 주인은 도민`이라는 명제를 잊지 않았습니다. 도정에 최선을 다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전했다.

도정을 잊지 않겠다는 그의 이번 약속은 반드시 이뤄지길 바란다.

강대묵 취재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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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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