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李白)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받는다. 분방하고 자유로운 기개로 두보(杜甫)와 함께 당(唐)의 문화 전성시대를 이끈다.

하지만 이백의 자유로운 성품은 학문을 정진하는 데 있어 방해가 되기도 했다. 이백은 한동안 상이산에 들어가 공부에 열중했지만 오래 계속하지는 못했다. 결국 중간에 학업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곧바로 산길을 내려오던 중 무거운 쇠공이를 숫돌에 갈고 있는 한 노파를 만난다.

쇠공이를 왜 갈고 있느냐는 이백의 질문에 이 노파는 "갈아서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백은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에 "헛수고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지만 노파는 "쉬지 않고 하다 보면 왜 안 되겠어"라고 답했다. 노파의 이 한마디가 이백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늙고 힘없는 노파도 저렇게 노력하는데, 젊은 자신이 쉽게 학업을 포기한 것이 부끄럽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 길로 산에 되돌아간 이백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시인이 될 만한 학문적 기반을 닦게 된다.

아무리 어려워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의 `철저마침(鐵杵磨鍼)`의 유래가 된 고사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반드시 가져야 할 인내와 집요한 의지를 설명한다.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은 지 어느덧 3일째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국가적 혼란 속에서도 대다수 시민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새해에도 많은 이들은 어김없이 소망을 기원하며 목표를 설정했다.

이처럼 매년 새해가 되면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잡고 각오를 다져본다. 하지만 뜻한 바를 이루기 쉽지 않다. 새해 각오가 벌써부터 흔들리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마음먹은 지 3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의미의 작심삼일(作心三日)을 반복하기 일쑤다. 작심삼일이 지나면 `절망에 빠져 스스로 자신을 학대하고 돌보지 아니함`을 뜻하는 자포자기(自暴自棄)의 길로 들어서는 이들도 종종 목격된다. 결국 연말쯤 가서 `시작은 그럴듯하나 끝이 흐지부지함`을 일컫는 용두사미(龍頭蛇尾)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작심삼일과 자포자기, 용두사미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철저마침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작심삼일의 바로 그 3일째 되는 오늘 철저마침을 새겨본다. 맹태훈 충남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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