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붉은 색을 의미하는 정(丁)과 십이간지 중 닭을 뜻하는 유(酉)가 만나 올해는 붉은 닭의 해이다. 예로부터 닭은 많은 알을 품고 이를 부화시킨다고 해서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또 덕을 갖춘 새로 표현되기도 한다. 닭이 지니고 있는 의미로는 어둠을 물리치고 밝음을 가장 먼저 알고 외친다고 해서 깨달음과 선언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뜻하기도 했다.

특히 한시외전에서는 닭을 다섯 가지 덕을 가진 동물로 칭송했다. 먼저 머리에 관을 쓴 것은 문(文)이요, 발에 갈퀴를 가진 것은 무(武), 적에 맞서서 감투하는 것은 용(勇), 먹을 것을 보고 서로 부르는 것을 인(仁), 밤을 지켜 때를 잃지 않고 알리는 것을 신(信)이라 칭했다. 선조들은 또 닭을 시계처럼 활용했다. 시간을 알 수 없을 때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고, 닭이 홰에 올라가면 하루를 마감했다. 닭은 액과 귀신을 쫓는 동물로 여겨졌다. 사악한 귀신을 내쫓기 위해 새해 첫날 닭의 피를 문에 바르는 의식을 치르기도 했던 것. 특히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로 귀신을 쫓는다고 믿기도 했다. 닭은 출세와 부귀를 뜻하기도 한다. 조선시대 학문으로 벼슬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자신 곁에 닭 그림을 걸어뒀다고 한다. 닭볏의 모양이 관을 쓴 벼슬아치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닭볏과 화려한 꽃 모양을 한 모란이 합쳐지면 부귀를 상징하기도 했다.

지난 한해 동안 국민들은 기쁨과 슬픔, 행복과 노여움을 느낀 한해였다.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서민경제 불안과 청년들의 취업대란, 불안한 부동산시장 등 국민들의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또 국민들을 충격으로 빠뜨린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인해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다사다난 했던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뒤로하고 정유년 새해에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모두 사라지길 기대한다. 살을 에는 듯한 겨울 바람이 지나가고 따뜻한 봄날이 오듯 새해에는 국민들 마음속에도 따뜻한 봄이 오길 기대한다. 닭이 액을 쫓는 것처럼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던 기운이 닭의 해를 맞아 사라지고 올 한해는 온 국민이 부귀를 누리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유년 새해 모든 가정에 충만한 복과 건강이 깃들기를… 인상준 취재1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인상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