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사재기 제보 핫라인 운영 …대형마트 수급 비교적 안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사태로 계란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AI 피해규모가 큰 충청권에서 계란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농식품부는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마트와 계란유통업체 등 67곳에 대해 사재기 및 유통(위생포함)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전과 충남·북에서 계란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점검결과 계란 사재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계란유통업체는 입고물량을 고정 거래처에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사재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마트는 주로 본사에서 입고·재고량을 관리하고 있어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가격 상승률도 낮았다.

중소마트는 높은 계란 판매가격으로 판매량이 많지 않아 입고·재고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한판매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6곳 정도에서 제한판매에 들어갔다.

계란유통업체는 농가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AI 발생 및 이동제한 여부가 경영 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커 폐업을 고려하는 업체가 4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식품부는 AI발생에 따른 산란계 살처분으로 계란공급이 감소돼 전반적으로 계란가격이 상승했지만 지역별로 계란 수급상황은 크게 달랐다.

AI피해가 크지 않은 경북·전남·대구·부산 등은 수급이 안정적이었던데 반해 경기, 대전과 충남·북, 서울·경기·울산 등은 피해가 커 계란 수급이 불안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I 피해가 큰 대전과 충남·북 등 충청권의 계란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전은 평시 대비 가격 상승률이 200%를 차지해 충청권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이를 반영하듯 29일 현재 대전 안영동 농협하나로마트의 계란 한판(특란 30개 기준) 가격이 9300원이다. AI 발생 전 5000원대였던 계란 한판 값이 9000원 대로 오른 것.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계란 한판(대란 30개 기준) 가격은 6980원이다.

최근 롯데마트는 계란 가격을 평균 5.2% 인상했다. 이달에만 4차례에 걸쳐 평균 20% 인상했으며, 점포별 사정이 다르지만 현재 계란 한판의 경우 물량이 없어 계란 한 팩(15개 기준)을 판매 중이라는 게 롯데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전의 동네 슈퍼 등에서 판매하는 계란값은 천차만별이다. 계란 한판에 슈퍼마다 7980원, 8000원, 9200원, 9800원, 1만 2900원 등 천차만별 가격대이다 보니 주부들의 발길이 대형마트로 향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계란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젊은 주부들은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계란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주부 채모 씨(대전 서구 둔산동)는 "싼 값에 쉽게 조리할 수 있어 계란을 아이 반찬용으로 자주 사용했는데 요즘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AI 이후 불안하기도 해서 아이에게 계란을 안 먹이고 있고, 사실상 2배가 넘는 가격을 주고 계란을 살 바에는 돼지고기를 산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 2월부터 13일까지 2주간 2차 합동현장점검을 벌일 계획"이라면서 "계란수급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계란 사재기 제보 핫라인을 개설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8일 현재 산지 계란가격은 전날 1907원(10개)에서 1937원으로, 소비가 가격은 2643원에서 2656원으로 전날보다 0.5% 올랐다. 곽상훈·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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