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느 해보다 장애인 복지수요에 대한 울림이 크게 울려 퍼지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돌이켜보면 공직생활을 하면서 장애인 업무에 대해 조금은 접했었지만 요즘처럼 많은 생각을 가져 본적은 그리 많지 안았던 것 같다. 아마도 직업병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가끔은 주변에서 힘든 부서에 근무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곤 한다. 힘들다는 기준을 어디에 두고 이야기 하는지 개략 이해는 된다. 그러나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자주 강조 하는 것이 있다. 아무리 어려운 민원이 있어도 경청하고 그분들의 아픔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가 있는 이유이고 보람을 찾는 일이라고…. 그러면서 혹여 무심코 이야기 과정에서 장애인이나 가족 또는 보호자들에게 실수는 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마음에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곤 한다.

얼마 전 TV에서 개그맨 윤모씨가 최근 별세한 모친의 산소를 찾아가 툭 치면서 `엄마 나 왔어` 하며 평소 모친이 청각언어장애로 툭 쳐야 바라봤다는 말과 함께 장애 때문에 어렵게 살아 온 옛 기억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내렸다. 이처럼 장애가정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애환이 있다. 우리는 나와 무관하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그 입장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봄이 좋을 것 같다.

우리시의 등록 장애인은 7만 900여 명이다.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언어장애인,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인을 일컫는 발달장애인 등 15가지로 분류된다. 장애유형이 이렇게 다양한 만큼 해야 할 일도 많고 요구 사항도 많을 수밖에 없다. 생활 환경적인 측면 등에서 모든 장애인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누구보다 더 어려운 것은 24시간 돌봐야 하는 가족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행히도 발달장애인의 여러 문제들을 같이 풀어가기 위해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우리 시도 며칠 전에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개소했다. 물론 센터가 문을 열었다고 해서 일시에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발달장애인 개개인의 성장과 사회참여를 지원하고 권리보호 등을 위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작은 위안을 갖는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대전시의 장애인복지서비스가 타 시도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다는 자부심도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종합복지관과 지난 해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손소리복지관 개관에 이어 금년에 발달장애인지원센터 개소, 내년에 동구장애인복지관 개관 등으로 지역별 균형있는 복지전달체계 및 맞춤형 서비스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앞으로 더욱 내실 있는 장애인복지를 위해 장애인 일자리 확충 및 고령장애인에 대한 다각적인 정책을 펼쳐 나가면서 `장애인이 행복한 도시는 모두가 행복한 도시`라는 평범한 의미를 되새기고, 서로가 서로의 행복을 키우는 따뜻한 행복도시도 꿈꾸어 본다.

임철순 대전시 장애인복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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