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기준·시각 등 달라 인간, 쉼없이 변함 잊지말고 고정된 범주 탈피 노력해야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오늘은 억지를 좀 부려보려고 한다. 제목처럼 "돌(乭)도 말을 한다"고 말이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이 `돌이 어떻게 말을 해?`라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면, 또 "돌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아느냐고 억지 물음을 던질 것이다. 오늘은 고정관념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보는 관점이나 발상에 따라서 전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음을 말 하는 것이다.

몇 가지 사고 실험을 해보자. 구석기시대를 떠올려 보자. 교통수단도 없고 통신수단도 없던 시절. 이런 시절에 `서울에 사는 사람`과 `대전에 사는 사람`을 생각해 보자. 두 곳에 사는 사람들이 각자가 말을 해도 전혀 전달이 되지 않는 환경이기에 서로는 서로에게 돌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 하나만 더 생각해보자. 입을 하루에 한 번만 여는 정말 과묵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 사람은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까.

무엇이든지 같은 상태로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하려 한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이다. 서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그것을 인지하는 나도 그 순간 변하고 또 그 변하는 나를 본 상대도 변한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한 순간도 같은 상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암실에서 새빨간 사과에 푸른 불 빛을 쏘는데도 우리는 사과를 붉은색으로 인지한다. 지난해 초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었던 드레스 색깔 논란도 마찬가지이다. 똑같은 드레스를 보고 어떤 사람은 `흰 바탕에 금 빛 줄무늬`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고 `파란 바탕에 검은 줄무늬`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다른 범주화 능력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마다 고정된 관념을 생기게 하는 `항등성의 원리`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감각에 입력되는 신호를 있는 그대로 지각하지 않는다. 감각에 입력된 의미를 밝혀내는 과정을 거친다. 다시 말하자면, 실체 그대로를 지각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른 기준, 시각, 관념에 따라 모든 입력되는 신호를 취사선택 해서 자기식대로 해석하고 기억한다. 이 사람마다 다른 기준, 시각, 관념의 `유연성의 정도`에 따라 자신이 열린 사람이 되느냐 고리타분한 사람이 되느냐를 결정하게 된다.

그 유연성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유연함은 의식을 하든 하지 못하든 상관없이 자신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출발한다.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들이 인출되면 될수록 항상 새로운 기억으로 저장 된다는 것과 하루에도 자신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 중에서 1000만 개 이상이 매일 새롭게 죽고 태어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유형의 몸과 무형의 기억이 항상 새롭게 변하여 한 순간도 똑같은 `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유연함을 얻는 첫 번째 일이다. 두 번째는 `나`라는 존재가 항상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계속적인 변화를 시도하려는 마음가짐이다. 세 번째는 변하려면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꾸준히 기존의 기억들을 새롭게 세분화시켜 가면서 기억을 확장하는 노력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회자되고 있는 시대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세상의 모든 것이, 우리 몸의 모든 세포들이 뇌를 통하여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유기체적으로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감각으로 입력되는 신호를 외면하며 고정된 범주화만을 고집한다면 당연히 확장하는 세상을 따라갈 수 없게 된다. 확장되는 세상을 최소한 뒤처지지 않게 따라 가는 유일한 방법은 유연함을 가지고 세상의 모든 것과 소통하며 변하는 것이다. `나`는 항상 변하는 `나`임을 인식하자.

확장되어 가는 세상을 누구보다 먼저 발견하며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모든 것은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본질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잊지 말자. 乭도 나에게 말을 걸어 올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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