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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로 하나되는 사회 … 시국 어려울수록 이웃 돌봐야"

2016-12-26기사 편집 2016-12-26 17:37:32

대전일보 > 사람들 > 충청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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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오디세이] 21 박찬봉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첨부사진1박찬봉 사무총장은 "시국 상황과 경제난 등으로 모금 활동이 예년과 비교해 저조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국민들이 정성을 모아 사랑의 온도탑을 100도까지 끌어 올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진=신호철 기자
해마다 이즈음이면 국민의 눈길은 '사랑의 온도탑'에 쏠린다. 100도를 향해 올라가기를 기원하며 저마다 기부에 동참하는 문화가 날로 확산돼 왔다. 그런데 올해 풍경은 조금 다르다. 어수선한 시국과 경기 침체 여파가 맞물리면서 사랑의 온도탑은 식어 있다. 26일 현재 전국적으로 49.3도에 그친다. 충청권은 충남이 59.5도로 평균 보다 높지만 대전 45.2도, 세종 39.8도, 충북 40.9도로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찬봉 사무총장은 "기부는 단순히 남을 돕는 차원을 뛰어넘는다"며 "기부가 많아지면 사회 통합 효과가 크다. 공동체 의식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에게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남다른 저력이 있다"며 "집중 모금 기간인 내년 1월 말까지는 100도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 논산 출신인 박 사무총장은 충청인을 향해 "충청의 의로움이 나눔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되기를 바란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 근황이 궁금하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옮겼는데.

"통일부에서 30여 년 일하면서 통일 이후 복지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통일 대한민국이 번듯한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어떤 복지 체계를 갖추어야 할지 유념해왔다. 마침 공모가 있었는데 운좋게 들어왔다. 새로운 기회가 된 만큼 배우자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

- 공동모금회에 대해 설명해달라.

"다른 모금 단체들과 달리 특별법에 따라 설립한 대한민국 유일의 법정 모금·배분 기관이다. 구제금융 사태 이후 사회 문제가 다변화됨에 따라 민간복지 역할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1998년 11월 설립됐고, 국민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복지사각지대와 빈곤·질병으로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을 지원하는 민간복지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1월 말까지 집중 모금 운동을 벌이는데 올해는 어떤가?

"겨울철이면 어려운 분들이 더 고통을 받는다. 희망 2017 나눔캠페인'을 전개하는 이유다. 올해는 '나의 기부, 가장 착한 선물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지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목표액은 3588억 원이다. 지난해 보다 2.5%가 많은 액수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의 1%인 35억 8800만 원이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올라가 목표액이 달성되면 100도가 된다. 예년과 비교할 때 캠페인 참여가 저조한 게 사실이다. 정치·사회적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기부가 줄어들지 않기를 소망하며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모으기 위해 공동모금회 임직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 어려움이 크겠다. 그래도 국민들이 꼭 100도를 채워주곤 했는 데 당부의 말을 한다면.

"힘든 때일수록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한다. 비록 지금은 조금 저조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모아주시리라 믿는다. 공동모금회는 나눔에 참여하신 국민 여러분의 마음과 정성을 모아 도움이 절실한 우리 이웃들에게 빠르고 공정하게 전할 것을 약속 드린다."

- 해마다 익명의 기부천사들이 있곤 했는데 소개할 만한 사연이 있나?

"용돈을 아껴 성금을 내는 고사리 손의 아이부터 평생 모은 재산을 내놓는 80대 어르신까지 많은 분들이 익명으로 나눔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2월 1일에도 서울 광화문 사랑의 온도탑 옆에 있는 사랑의 우체통에 아무런 글도 쓰지 않은 흰 봉투에 500만 원이 담겨 있더라. 충북에서 8번째로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회원이 되신 분이 계시다. 바로 '고무신 할머니'이다. 2013년 충북공동모금회 사무실에 흰 고무신을 신고 오셔서 "좋은 곳에 써 달라"며 1억 원이 든 흰 봉투를 주셨다. 평생 노점상을 하며 모은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신 거다. 신상은 밝히지 않은 채 가끔 남편과 함께 모금회 사무실로 발걸음을 하시다가 한동안 오지 않으시기에 궁금히 여겼는데 지난 6월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상심이 크신지 할아버지가 요즘 안 오시는데 직원 모두가 뵙고 싶어 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 충청권 모금 활동 중 다른 사연은 없나?

"3대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집안이 있다. 신상을 밝히기를 꺼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작은 기업체를 하는 분인 데 2010년부터 꾸준히 저희 모금회에 쌀을 기부해오다가 2016년 2월 회원이 되셨다. 이어 5월에는 아들 부부가, 12월에는 손자가 회원이 됐다. 3대에 걸친 기부 명문가가 탄생한 것이다. 사실 우리로서는 고액이나 소액이나 소중한 건 똑같다."

- 모금을 위한 구체적 활동을 들려 준다면.

"연령별·직종별 다양한 모금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일시 기부를 비롯해 가족의 이름으로 매월 일정금액을 기부하는 '착한가정'등이 대표적이다. 또 급여의 일부를 정기 기부하는 '착한일터' 처럼 '착한'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한 기부 프로그램이 있다. 2007년 시작한 아너 소사이어티는 최근 1300명을 돌파하면서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델로 자리 잡았다.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셔서 지난해 연간 모금액 5000억 원을 돌파했다."

- 모금된 기금은 어떻게 쓰이나?

"지난해 기준으로 6038억 원을 2만여 개의 사회복지시설·기관·단체 약 400만 명에게 지원했다. 기초생계와 의료·건강, 보호·양육·안전, 지역사회보호망 구축 등 8개 분야로 나눠 지원한다. 저소득층을 비롯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 연중 지원에 나서고 있다. '위기가정 지원사업' 등도 운영 중인 데 이제 물고기를 잡아 드리기 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 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아 일자리 창출 방안 등과도 연계하고 있다."

- 효율적 배분 시스템 구축이 중요할 것 같다.

"성금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사업의 종류도 다양하다. 배분의 방법과 절차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실행위원회 심사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결정한다. 또 사회복지영역 전문가로 구성된 배분사업 평가지원단의 지속적인 사업관리와 현장방문, 회계평가로 철저히 모니터링 한다. 기부금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무엇이 있겠나."

-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의 나눔문화를 확산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해외동포를 상대로 한 모금과 배분은 물론 통일 대비 기금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모금회(United Way Worldwide)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원국을 대상으로 선진 나눔 문화를 교육하는 국제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나눔기관들이 공동모금회의 성공사례를 배우기 위해 방문한다. 아·태 지역의 나눔 문화 허브로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복지 한류를 전파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 참여를 원하는 국민에게 구체적 방법을 들려 달라.

"고마운 말씀이다. 쉽고 간편하게 참여하도록 홈 페이지와 전화, 문자 등 여러 모금 창구를 열어두었다. 홈페이지(www.chest.or.kr)나 기부 상담 전화(☎ 080(890)1212)로 앞서 말씀 드린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하다. 또 ARS 060-700-1212와 문자 기부 #9004 (한 통에 2000원) 등 장소와 시간에 구애 없이 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

- 충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부하는 데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충청도 분들은 매사에 조심스럽고 신중하지만 옳은 일에는 항상 앞장 서왔다. 사실은 굉장히 뜨거운 사람들이라고 할까. 충청이 의로움이 나눔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기부 문화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박찬봉 사무총장은 누구?



충남 논산시 부적면에서 성장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어렵게 생활했다. 대전상고를 졸업한 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한국은행에 입사했다. 선망의 직장이었지만 배움의 갈증을 풀 수 없었다. 전세비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한 뒤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재학중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당시 나이 22세로 한때 학업을 중단했음을 감안하면 대기록이 아닐 수 없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를, 미 조지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공직의 대부분을 통일부에서 보냈다. 국토통일원에 첫발을 들인 뒤 통일부 교류협력국 총괄과장과 인도지원국 이산가족과장, 감사관, 통일정책실 정책심의관, 정책홍보실 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새누리당 외교통일위원회 수석전문위원과 차관급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지냈다. 지난 4월부터 사랑의 열매로 상징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6대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능력과 강단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한 1호 시설인 송전각 초대소에서 2007년 11월 열린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에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로 참여했을 때 일이다. 수석대표인 당시 김장수 국방부 장관과 짝을 이뤄 북측 단장인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과 말술을 주고 받는 기싸움과 논리 대결을 벌였고, NLL(서해북방한계선) 무력화를 시도하는 북한에 맞서 우리측 입장을 끝내 관철시켰다.

충청 사랑이 남다르다. 주경야독하던 서울 생활 초창기에는 고향의 흙냄새가 그리울 때면 버스 종점인 우이동까지 가 산길을 걸으며 향수를 달래곤 했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선영이 있는 논산 상월면을 자주 찾는다.

박 사무총장은 스포츠 구기 경기에 비유해 충청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축구에서 링커 역할이 큰데 충청이 지역적으로 그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 해소 등 여러 영역에서 중심 역할을 해 국가 발전을 이끌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충청,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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