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환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전자파흡수율(SAR)로 측정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인체에 흡수되는 정도가 높다. 따라서, 전자파 차단 제품 장착 시 전자파흡수율 수치가 낮을수록 차단효과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전자파 차단으로 안테나 성능까지 떨어질 경우 휴대폰은 원활한 송수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송신출력을 높이게 되는데, 이 경우 전자파흡수율도 함께 상승되므로 인체 차단 효과가 없는 것과 같다.
`휴대폰 관련 차단제품` 11종은 스마트폰 장착 시 통화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안테나 성능을 유지한 상태에서는 전자파흡수율을 감소시키지 못했다. 제품별로 3종(액정필름 2종·이어폰 걸이형 1종)은 장착 후 전자파흡수율 감소가 10% 이내에 불과했고, 7종(스티커 4종 및 쿨패드·케이스·카드 각 1종)은 전자파흡수율을 최고 95.6% 감소시켰으나, 동시에 안테나 성능까지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우치 1종은 전파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여 통화 불능 상태가 되게 했다.
`생활환경 관련 차단제품` 8종의 가전제품 장착 후 전자파발생량을 측정한 결과, 모두 전기장과 자기장을 동시에 감소시키지 못해 전자파 차단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종(침구·앞치마·남성조끼·임부용 담요 각 1종)은 전기장을 약 70% 감소시켰으나, 자기장은 감소시키지 못했고, 다른 4종(비치형 모형 2종 및 콘센트 필터·노트북 USB 각 1종)은 전기장과 자기장 모두를 감소시키지 못했다.
한편 전국의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3.2%(416명)는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고 인식하고 있고, 76.6%(383명)는 전자파 차단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거나 향후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는데, 시중에 유통 중인 전자파 차단 제품의 차단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전자파 차단 제품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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