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 30분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자택을 나선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차단이 한창인 예산수덕사 IC를 찾아 방역초소 근무자를 격려하고 농가들을 만나 AI 확산 방지를 위한 의견청취를 갖는다.
출근시간 이전 황 군수가 만난 주민만 30명을 훌쩍 넘겼다.
충남도청과 각급 기관의 내포이전으로 더욱 분주해진 황선봉 예산군수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오전 8시, 걸어서 출근을 마친 황 군수는 하루 일정을 보고받고 스케줄을 점검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각종 회의를 마치고 오전 10시 군청을 출발해 주민자치 토론회와 워크숍 등에 참석 지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작은 영화관 조성사업과 출렁다리 조성 사업대상지 등 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오전 11시 군청에 복귀해 복직자와 신규 임명자들에게 사령교부를 한 뒤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다음 행사장으로 이동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바쁜 일정을 감안해 미리 준비해 온 빵과 우유로 차 안에서 점심을 서둘러 마친다. 자치단체의 수장인 군수가 시간이 부족해 차 안에서 빵으로 점심을 때울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황 군수는 귀띔했다.
오후에도 각종 행사장을 오가며 군정현안을 챙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분주하기만 하다. 집무실에 앉아 있을 여유는 잊은 지 오래다. 더욱이 예산확보를 위해 국회까지 다녀왔다.
쉴 새 없이 오후 일정을 마쳤지만 하루 일과가 끝난 게 아니다. 오후 7시 예산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 참석 인사말에 이어 1시간 정도 공연 관람을 이어갔다.
황 군수가 이날 귀가한 것은 오후 8시 30분. 부인과 늦은 저녁 식사자리를 갖고 하루를 마감했다.
황 군수는 "신뢰받는 섬김 행정은 발로 뛰는 현장과 경청에 답이 있다"며 "나 자신의 명예가 아니라 예산군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는 군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 243개 자치단체장의 하루는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다. 연말이 되면서 주말도 잊은 채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 쓴다.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대다수의 자치단체장은 수시로 현장을 찾는다. 마을 구석구석을 손금 보듯 한다. 중앙부처와 국회도 문턱이 닳도록 다닌다. 예산 확보 때문이다. 전국 각지를 돌며 기업관계자를 만난다. 앞 다퉈 기업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전국 팔도 홍보전도 불사한다.
연말에는 더욱 파김치가 된다. 한해 업무를 마무리하고 새해 행정의 역할을 가다듬는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열리는 지역 행사도 마다할 수 없다. 각 단체와 마을별 행사참석 요청이 거의 매일 쇄도하기 때문이다. 빡빡한 일정에 일부 행사를 거를 경우 서운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힘든 일정 속에도 행사요청을 거절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모두 다르지 않은 모습이 연출된다. 24시간이 모자라다. 1995년 시작된 지방자치,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민생현장을 챙기려는 행보가 늘어나며 대다수 자치단체장은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다.맹태훈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