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봉명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에서 진행된 제1회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전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봉명중 부설 방송통신중 제공
지난 18일 봉명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에서 진행된 제1회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전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봉명중 부설 방송통신중 제공
"이제 진짜 `중졸`이 됐어요. 그동안 이력서에 `국졸`이라고 쓸 수 없어 `중졸`이라 기재했었던 가슴앓이를 이제 씻어냈습니다. 앞으로 대학까지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18일 대전 봉명중학교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졸업식에서 조계순(57)씨는 가슴에 맺혔던 한을 푼 듯 눈물을 쏟았다. 조 씨는 "가슴 속 밑바닥에 고이 숨겨놓은 못 배운 서러움을 털어내고 이젠 자신감을 갖고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진학을 할 예정"이라며 "대학생으로 졸업할 때까지 열심히 만학의 꿈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2014년 개교한 봉명중 부설 방송통신중은 사정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한 어르신들을 위한 정규 공립중학교로 이날 1회 졸업식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50대 만학도로 지난 3년 동안 하루 4시간 주 4일의 원격수업과 한 달에 두 번씩 일요일 출석 수업을 병행하며 중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첫 회 졸업생은 3학년 58명과 학습경험인정제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은 조기졸업자 1명을 포함한 총 59명이다. 졸업생 최고령자는 79세이고 대부분의 학생이 50대 이상이다.

졸업식은 방송통신중 학생들과 봉명중학교 학생들의 축하공연에 이어 지난 3년간의 추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졸업생 박종자(69)씨는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배움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해주신 선생님에게 감사 드리며, 다양한 수업을 통한 자기개발은 사느라 바빠 잊고 살았던 나를 찾아가는 행복감도 느끼게 해주었다"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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