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구즉동에는 금고동쓰레기 매립장이 있다.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1996년. 올해로 20년째 이곳에서 대전시 각종 생활쓰레기가 매립되거나 재활용된다. 이 쓰레기 매립장의 역할로만 본다면 대전시를 깨끗하게 하는 중요한 시설이므로 그동안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지역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어있다.

금고동이 쓰레기 매립장이 된 이유를 찾아보면 아주 간단하다. 단지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것. 외곽 지역이라면 대전시 전체에 얼마나 많은 곳이 있는가. 그런데도 금고동만이 현재까지 쓰레기 매립장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음식물·바이오가스화시설도 이달에 설치되고, 원촌동 하수종말처리장 역시 이전 계획을 세운다는데, 그 유력 후보지도 구즉동이다.

이런 대전시 정책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구즉동 사람들은 시정이 달갑지 않다. 대전시의 쓰레기 처리장, 앞으로 하수처리장 역할까지 감당해야 함에도 정책적으로 구즉지역에 대한 지원은 야속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주변지역 인력 우선채용과 기금지원. 그런데 이 기금이 폐기물 처리시설로 인한 주변 영향지역 주민들에게만 국한되어있다.

그런데 금고동과 유사한 쓰레기 처리시설인 대덕구 신일동은 전혀 다르다. 신일동 소각장의 경우는 대전시 신일동 환경에너지사업소 인접지역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해 매년 난방열과 함께 주민지원기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 기금은 공공목욕탕, 수영장, 소각장 인근아파트 연료비, 장학금, 통학버스요금 등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신일동은 소각장 때문에 주민 원성이 많았지만, 현재는 민원도 줄었고 지역민간 소통도 원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신일동보다 규모나 역할에 있어서 비중이 큰 금고동은 어떨까. 한마디로 금고동 쓰레기매립장은 지원조례조차 없어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연히 형평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시는 금고동을 포함한 구즉동 지역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침 금고동은 연말까지 쓰레기 매립장에 추가로 음식물·음폐수 바이오 가스화시설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이 바이오가스를 구즉동에 공급하는 방법을 우선 고려하는 것도 좋은 지원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구즉동에는 변변한 목욕탕 시설이 없다. 한곳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봉명동 온천대중탕이나 인근 신탄진으로 목욕을 가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런 주민 불편을 고려하여 지역주민을 위해 공동 목욕탕을 지어주고 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목욕탕과 인근 아파트, 각종 공공시설에 공급한다면 재생에너지의 활용측면에서도 효과적이 아닐까싶다. 대전시의 전향적인 구즉지역 지원정책을 기대해본다.

구본환 유성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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