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산시에도 11월 23일 신창면 행목리에서 최초 발생 이후 인주 해암리와 신창 읍내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산시는 AI 양성 반응이 나오자 마자 대책본부를 설치해 살처분 및 소독 조치 등을 실시하고, 발생 농장 반경 10㎞ 이내에 이동을 제한했다. 발생 농장의 종사자 외출 금지와 축산 관련 차량은 거점 소독 시설에서 소독 후 이동하는 것으로 조치했다. 방역 차량도 최대로 동원해 소독하고, 통제초소와 거점 소독초소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관내 가금류 농장 등에 매일 전화 예찰을 실시해 농가별 특이 사항을 매일 파악하고 있다.

2015년 2월 아산시 부시장으로 부임한지 열흘만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가장 처음으로 해결해야 했던 문제가 구제역과 AI 확산 저지였다. 이 때 모든 힘을 다 해 뛰어 다니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런데 구제역이 끝나자마자 그 해 5월 27일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이를 대처하기 위해 부시장실을 보건소로 이동시키고 1개월이 넘게 전 공무원과 함께 밤낮 없이 대응한 기억이 있다. 구제역과 AI가 발생하게 되면 지역이 입는 피해는 말할 수 없게 크다. 그 해 이순신축제 등 각종 문화?체육행사가 축소 또는 취소되어 축산 농가는 물론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신종 바이러스와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몇 해전부터 이 맘 때 쯤이면 농촌 지역의 지자체에서는 구제역과 AI가 발생할까 전전 긍긍하게 된다. 지자체는 겨울이 오기 전에 구제역과 AI 발병에 대비해 구제역·AI 비상대책 상황실을 선제적으로 설치하고, 취약지구 지도·예찰 강화와 축산농가의 방역의식 고취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또한 철새도래지와 주변 조류사육농가와 과거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순회소독 및 축사 출입구 소독시설 등의 장비와 약품지원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야생조류가 출몰하는 하천이나 저수지 주변에서 낚시나 산책 등을 자제해 줄 것을 사전에 시민들에게 당부하지만 매년 철새는 오게 마련이고, 이번에도 발생했다.

그런데 AI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쥐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의 전파다. 쥐가 가금류의 배설물과 사료 등을 섭취하면서 AI 전염의 매개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사람에 의한 전파다. 농지에서 철새들이 이삭을 먹으면서 발생하는 배설물에 의해 AI 바이러스가 남게 되고, 사람이 그 지역을 밟고 다니는 과정에서 전염이 되는 경우도 있다.

철새의 이동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새는 어쩔 수 없어도 우리의 노력으로 바이러스의 이동을 통제해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 양치질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는 기본이며, 기침 등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 에티켓 준수도 중요하다. 발생지역 방문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농지를 다녀왔다면 신었던 장화나 신발 소독도 필수다. 이젠 무엇보다도 시민 모두의 동참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김영범 아산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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