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국내 원전 기술력 과시 체계적 활용해야 진정한 성과

우리의 오랜 원자력기술이 집약된 연구용원자로이자 최초의 원자력시스템 일괄 수출 상품인 요르단연구용원자로(JRTR)의 준공식이 12월 7일 JRTR현장에서 열렸다. 이번 준공식에는 요르단 측 주요 인사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 등 우리나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JRTR 준공은 대한민국 원자력 연구개발 반세기의 최초 원자력 기술수출임과 동시에 최초의 준공식이라는 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

JRTR의 역사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가 원자력 연구개발을 시작한 지 50년,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30년이 되는 해였던 그해 12월, 대한민국은 JRTR 건설사업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메이드 인 코리아, 원자력`을 수출하게 되었다. 이는 원자력 기술 도입 반세기만에 우리 국내 연구·기술진이 하늘 높이 쏘아올린 원자력 첫 성공신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대우건설과 컨소시움을 구성해 참여한 JRTR 국제 입찰에는 프랑스의 AREVA, 아르헨티나의 INVAP 등 기존에 세계 연구로 시장을 점유해 온 거대 기업들도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 건설사업을 우리가 수주한 것은 우리 정부의 강력한 후원과 현지대사관의 노력, 그리고 국내 기술력이 혼연일체가 되어 이루어 낸 개가였다.

그러나 우리의 설계기술 역량만을 믿고 의욕적으로 출범했던 사업은 핵심기기의 제작과정에서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로(HANARO) 사업 이후 국내에서는 연구용원자로 건설 사업이 없었으므로, JRTR 원자로 핵심기기 제작을 맡은 중소기업체의 경험과 기술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원들은 한편에서는 설계 업무를, 또 다른 한편에서는 기기 제작 공장에서 공동 작업 등을 수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사업 규모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해외 사업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반 환경의 차이는 본격적인 시공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현지 인력 운용, 요르단 내에서의 긴급 비품 구매 불가 등 사업 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한두 건이 아니었다. 힘들고도 어려운 역경을 헤치고 주요 기기를 설치한 뒤 약 9개월여의 시운전을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의 다양한 도전과 우리 기술진의 응전은 소명의식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드디어 올해 4월 25일 오후 7시 역사적인 JRTR 최초 임계8를 달성하였다. 연구용원자로의 정상운전 전에 반드시 수행해야 할 성능시험을 주어진 요건에 따라 하나씩 수행하며 우리가 설계한 성능과 실제 성능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했을 때 우리 기술진은 남몰래 안도하면서 벅찬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일부 예측한 성능이 다를 때는 밤샘 작업도 불사하며 원인을 찾아내고 문제를 풀어내었던 시간들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JRTR 사업을 수행하는 동안에 발주처인 요르단원자력위원회(JAEC)와 자문기업인 NucAdvisor, 요르단규제기관인 EMRC와 자문기관인 AdSTM,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꼼꼼한 확인과 검토 및 대응 과정은 우리의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JRTR 준공은 그 의미가 크지만, JAEC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JRTR을 활용하느냐가 준공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JRTR의 준공과 더불어 이의 운영 책임은 JAEC에게 돌아가게 된다. 우리나라는 AEC가 완벽한 운영체계를 갖출 때까지 운영지원 협약을 통해 AEC를 지원할 예정이다. AEC가 JRTR 운영과 이용을 통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원자력 기초 기술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JRTR 사업의 성공을 통하여 우리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연구로 기술의 수출 지속성을 높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김학노 한국원자력연구원 전략사업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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