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범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상범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척추측만증 환자는 총 14만 5000여 명이다. 이중 10-20대 젊은 층 환자가 절반 이상인 5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은 정의상 척추가 10도 이상 휘어진 경우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유병률이 높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시기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외관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주위의 장기를 전위시키거나 압박하여 기능 장애를 초래하고,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척추측만증에 대해 김상범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구조성 측만증, 심폐기능 저하하기도=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C자, 혹은 S자 모양으로 틀어지는 상태로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고 뒤틀려 몸의 중심에서 틀어진 변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세불량이나 한쪽 어깨로 무거운 가방을 오랫동안 들고 다녀서 척추가 휘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측만증은 `기능성 측만증`이라 하며 자세를 바로잡는 등 원인을 제거하면 교정이 가능한 변형이다.

반면 기능성 척추측만증과 달리 척추의 구조자체에 문제가 있는 척추측만증을 `구조성 척추측만증`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측만증의 대부분은 구조성 척추측만증이다. 구조성 척추측만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척추의 휘어짐이 심해져 심폐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심하면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 및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자녀의 뒷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어깨높이가 틀리다면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성장 왕성한 사춘기 전후에 주로 발생=구조성 척추측만증은 대부분의 경우 의학적으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 원인을 모르는 척추측만증을 의학적 용어로 `특발성 척추측만증` 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사춘기 전에 발생하고 여학생에게 잘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자세한 이학적,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척추 만곡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질환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기타 원인으로 뇌성마비, 근육마비, 소아마비, 선천성 척추 기형 등이 있으며, 유전적 관련성은 가족 중의 한명이 척추측만증이 있을 경우 발생률이 높아진다.

대부분 사춘기 전인 10세 전후에 시작되는 척추측만증은 키가 크는 동안 허리도 같이 휘게된다. 때문에 성장이 왕성한 시기인 사춘기 동안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키의 성장이 멈춘 후에는 척추측만증의 진행도 멈추기 때문에 사춘기를 무사히 보내면 척추측만증 발생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휘어짐의 정도가 클 경우에는 성장이 끝나더라도 계속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측만증은 일반적으로 겉보기에 허리가 휘어져 있다는 것 외에는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다. 또한 척추측만증으로 인해 정상인 보다 허리가 더 아플 가능성은 없으며, 척추측만증이 있다고 키의 성장에 지장이 있지는 않다. 즉 척추측만증이 있으면 허리가 옆으로 휘어져 있기 때문에 키가 작아 보이는 것이지 키의 성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의 경우 두발을 똑바로 모으고 무릎을 편 상태에서 허리를 구부리면 몸통의 어느 한쪽이 높게 보인다. 그러나 허리 주변의 근육 중 어느 한쪽이 더 발달해 있으면 몸통의 높이가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어릴 수록 측만증 나빠질 수 있어=척추의 휘어짐이 경미한 척추측만증의 경우는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 사회활동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으며 통증도 거의 없다. 가장 흔한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측만증이 발견되면 정확한 진단과 상태 파악으로 앞으로의 치료방향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측만증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보조기나 수술적인 치료 없이 정기적인 진찰 및 X레이 촬영만을 필요로 할 수도 있으나, 측만증의 정도가 심하고 악화 가능성이 있으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교정 등에 의존하지 말고 척추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합한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불필요한 치료를 피하고 시기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척추측만증이 발견되면 일반 X레이 사진에서 척추의 휘어진 각도를 측정하게 되는데, 그 각도가 20도 보다 작으면 3-4개월마다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20-40도 사이는 대개 보조기를 착용시키는 치료가 필요하고, 40도 이상의 측만증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신중히 고려한다.

그러나 이 원칙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환자 개개인의 특성 및 연령에 맞게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뼈와 몸의 성장 나이, 허리의 휘어진 정도 및 형태 등은 척추측만증의 치료 방법이나 결과에 영향을 주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특히 뼈의 성장 나이는 개개인에 따라 틀리며 뼈의 실제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측만증이 나빠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전희진 기자

척추측만증은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 질환인가요?

치료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틀어진 각도가 20도 미만인 경우 운동과 자세 교정방법을 통해 치료가 이뤄지며, 20-40도 정도 휜 경우 보조기를 사용한다. 보조기는 최소한 성장기가 2년 이상 남아있을 경우 사용할 수 있으며 더 이상 척추가 휘는 것을 막아준다. 40-50도 이상 척추가 휜 경우 수술요법을 시행하는데 이 역시도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적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예방과 조기치료다. 어려서 부터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한쪽으로 메는 가방보다는 양쪽으로 메는 가방을 권하며 지속적인 관심과 정기검진을 통해 척추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하고 엑스레이를 찍어봐야 한다.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있다

△어깨 견갑골(날개죽지뼈)의 한쪽이 더 튀어나와 있다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다

△골반이 평행하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허리의 중심선이 일직선이 아니고 휘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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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전신엑스레이 장비로 척추측만증을 진단하는 모습.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3차원 전신엑스레이 장비로 척추측만증을 진단하는 모습.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척추층만증 환자의 모습
척추층만증 환자의 모습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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