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통령 탄핵안 표결 처리와 새누리당 운명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로 쪼개져 있다. 당 주류인 친박계 의원들이 반탄 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그 대척점에 찬탄 그룹인 비박계 의원들이 서있다. 세력 면에서는 여전히 친박계가 비대칭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며 비박계는 머릿수에서 친박계에 못 미친다. 당연히 계파간 세력구도는 표결 결과와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표결을 끝으로 물리적 동거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탄핵안 표결은 무기명 비밀 투표로 진행된다. 이후 찬·반 표 집계가 나오면 친박인지 비박인지 대략 감별되게 돼 있다. 관건은 야 3당과 새누리당 탈당 의원을 포함한 172명의 찬탄 대열에 합류하는 숫자다. 200명 의결 정족수를 넘긴다고 가정했을 때 그 수가 한 자릿수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부연하면 김무성 전 대표가 탄핵은 가결을 전제한다는 입장을 밝혔듯이 비박계 표의 찬탄 확률은 대단히 높다. 이에 비해 친박계의 경우 반탄 표 이탈을 막기위해 막판까지 노시초사하고 있다는 점이 시사점을 제공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찬·반 태도는 당 해체의 마지막 의식에 다름 아니다. 찬탄이든 반탄이든 한번 의사 결정이 끝나면 양 측은 정치적 미래를 공유하며 공존할 이유도 명분도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4년 전 서로 합심해 배출한 대통령 권력이 탄핵 심판대에 서게 되면서 동반 추락을 예고하고 있는 게 새누리당 현주소다. 친박 중심의 반탄 그룹이 기존 질서에 방어막을 치려는 입장이라면 찬탄 그룹은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고하다. 새로운 보수가치·생태계를 추동해 나가겠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친박과의 결별은 필연이다.

탄핵안 찬반은 또 한번 헌정사의 획을 긋는 일이다. 그 직격탄을 맞아 집권 여당이 와해되면서 정치적 격랑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새누리당에서 한 솥 밥을 먹어 온 구성원 모두의 업보나 마찬가지다. 누가 작위범이고 누가 부작위범이냐 따지는 것은 부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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