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고속철도(SRT)가 오늘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간다. 국내 철도역사 117년 만에 처음으로 코레일의 독점시대가 끝나고 철도 경쟁시대가 열린 것이다. 코레일의 경쟁사인 SR(수서고속철도공사)은 코레일의 철도운영 독점으로 인한 잦은 사고 방지와 경영상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정부가 만든 철도운영법인이다.

확실히 SRT 개통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SRT는 KTX에 비해 싸고 편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SRT는 KTX경부선·KTX호남선과 구간이 겹치면서도 운임은 평균 10% 싸다. 운행거리도 KTX보다 짧다. 기존 KTX보다 열차내 공간이 넓고, 스마트폰 앱으로 승무원을 호출하거나 열차의 출발·도착 알림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에 코레일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폐지했던 마일리지제 부활 검토와 강남-KTX 광명역을 잇는 셔틀버스 운행 등 고객서비스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제 승객들은 2대의 고속철도를 놓고 요금, 운행시간, 서비스 종류 등을 비교하면서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철도의 공공성과 안전성이다. 2013년 SRT 민영화 논란을 빚었던 것도 공공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SRT 법인은 공공부문의 지분이 59%로 구성돼 있다. 엄연히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서비스인 만큼 흑자도 중요하지만 공공성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지역에 꼭 필요한 노선인데도 적자노선이라는 이유로 폐지하거나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코레일도 철도독점공급자라는 지위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2014년, 2015년 연이어 1000억 원대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고는 하지만 할인제도의 폐지나 축소 등 요금 인상과 정부기관 세종시 이전에 따른 효과가 컸다고 봐야 한다. 코레일은 수서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자산 및 인력 감축, 요금인하와 서비스 개선 등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할 것이다.

SR과 코레일은 최초로 도입된 철도경쟁체제를 획기적인 철도분야 서비스 개선의 기회로 삼아 경쟁의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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