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야권은 탄핵 가결을 위한 막판 결집에 나선 반면 새누리당에선 주류와 비주류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야 3당은 탄핵안 가결에 모든 것을 다 걸겠다는 결기를 피력하며 이날 오후부터 9일 탄핵안 표결이 열리는 본회의 전까지 밤샘농성을 진행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각각 의총을 통해 탄핵안 부결시 전 의원이 사퇴하겠다는 결의서를 받았다. 민주당은 전체 121명, 국민의당은 38명 중 검찰 기소로 당원권이 정지된 3명을 제외한 35명이 서명했다. 정의당은 나아가 국회 해산까지 주장했다.

야 3당은 각자 밤샘농성도 진행한다. 민주당은 지난 5일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되고 있는 `100시간 릴레이 탄핵버스터`를 이날도 진행하는 한편 오후 9시부터 이곳에서 다음날 본회의 전까지 의총 겸 밤샘농성을 하면서 탄핵 가결 의지를 다진다.

특히 민주당의 탄핵버스터에는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10시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핵버스터에 동참했으며, 9일 오전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동참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국회 앞에서 제4차 `국민과 함께 하는 여의도 촛불` 문화제를 가졌다.

국민의당도 이날 자정부터 국회 내에서 의원들이 한데 모여 철야농성을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종료 직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오후 8시부터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장에서 비상시국 토론회를 개최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낮 12시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갖는 한편 당 차원에서 진행하는 촛불집회에도 참여했다.

정의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결의대회를 가진데 이어 오후 7시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노회찬 원내대표, 유시민 작가, 진중권 교수가 함께 하는 `노유진의 정치카페` 특집 공개방송을 열었다.

`한지붕 두가족`이 된 지 오래인 새누리당은 이날까지 주류와 비주류간 신경전을 이어갔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부결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으면서도 반대표 확보를 위해 물밑 설득작업에 총력을 기울인 반면 비주류는 소신 투표에 방점을 두고 `마이웨이`를 다짐했다.

친박계가 주도하는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이날 흔들리는 중립 성향 또는 초선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전화를 걸어 반대표 행사를 당부했다.

친박 핵심들은 또 박 대통령이 늦어도 탄핵안 표결 전까지는 자진사퇴 의사를 육성으로 밝힐 수 있도록 청와대에 강하게 건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가 전날 "탄핵안이 부결되더라도 내년 4월 자진 사임의사를 국민 앞에 직접 공식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비주류의 입장은 달랐다. 사실상 탄핵안 통과의 열쇠를 쥔 상황에서 막판 이탈표 최소화로 탄핵안 처리 이후 당내 주도권 싸움까지 염두에 둔 인상이다.

찬성표가 비주류의 장담에 못 미칠 경우 향후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찬성이든, 반대든 설득하는 것은 정치의 과정이지만 외압과 회유 등 조건을 걸어서는 안된다"며 "소신 투표를 방해하려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친박을 겨냥했다.

서울=송신용·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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