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대전·충남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연쇄추돌 사고의 원인이 빙판길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허술한 고속도로 노면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측은 제설작업을 실시하고 위험 구간에 제설용액도 살포했다는 입장이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염화칼슘 수용액이 살포되지 않은 구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도로공사 대전충청본부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충남 공주에서 발생한 10중 추돌사고를 비롯한 크고 작은 교통사고는 얼어붙은 노면에서 미끄러진 차량들이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빙판길 사고로 정차한 차량들을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잇따라 들이받으며 연쇄 추돌로 이어진 것. 특히 7일 비는 내리면서 어는 가랑비였던 만큼 사고 위험이 더욱 높았다는 설명이다.

물론 갑작스레 내린 비가 아니었던 만큼 도로공사 역시 철저히 대비했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는 현재 상황실에서 온도·기상도와 CCTV 등을 체크하고, 현장 순찰관이 24시간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노면 관리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기온이 떨어지고 비·눈이 올 경우 `예비살포`를 통해 노면에 소금과 염화칼슘 수용액을 뿌리며, 노면에 염기가 떨어질 경우 다시 용액을 살포한다. 7일 오전까지 눈이나 비가 오고 최저기온도 영하 5도에서 영상 2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던 만큼 사고 구간에서도 7일 새벽시간부터 제설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사고는 정작 제설작업이 실시되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지점은 새벽시간 비상근무자들에 의해 예비살포가 모두 완료됐지만, 재살포 작업은 젖어있는 노면 위주로 실시됐다. 건조한 노면에 예비살포를 할 경우 용액이 튀어 차량이 지저분해지는 탓에 예비살포를 자제하라는 민원이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예비살포가 실시되지 않아 얼어붙은 노면은 결국 사고를 일으켰다. 오전 9시 38분 충남 공주시 반포면 마티터널 인근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진 차량 10여대가 연이어 충돌한 것이다. 해당 지점은 도로 구조 상 사고가 잘 나지 않은 곳이지만, 예비살포가 되지 않은 말라있던 구간이 다시 내린 비를 맞아 얼어붙으며 사고를 유발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비상근무자들이 7일 새벽 젖은 구간, 위험 구간 등에 예비살포를 비롯한 제설작업을 실시했다"며 "계속해서 상황을 파악했지만 예비살포가 이뤄지지 않은 건조한 구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갑자기 비가 다시 오길래 제설차를 출발시켰는데 그때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어떻게 비슷한 시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연쇄추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냐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김모(43)씨는 "어떻게 비슷한 시간에 연쇄추돌 사고가 3건 넘게 일어날 수 있나"라며 "다소 미흡하게 관리됐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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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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