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아슬아슬 여치가 걸어갑니다(이민희 글·그림)=이야기의 주인공 작은 역치는 너무 높고, 너무 좁고, 너무 미끄러운 유리 난간 위를 걸어간다. 이 모습을 본 소녀는 아슬아슬하게 유리 난간을 걷고 있는 작은 여치를 도와주기로 한다. 이 책은 작은 여치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을 재기발랄한 그림과 글로 담아 낸 그림책이다. 작가는 작은 여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입장에서 자연을 판단하고 함부로 개입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을 해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또 작은 여치는 이제 막 성장을 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이기도 하다. 부모, 어른의 시선과 잣대로 아이를 가르치는 대신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 스스로 어려움을 이기고 자랄 수 있도록 지켜봐 줘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파란 도시(마르코 비알레 글·그림)=파란 도시는 모든 것이 파란색으로 이루어진 도시에 사는 파란 늑대들의 이야기다. 파란색 찻잔에 차를 마시고 파란색 펜을 사용하고 매일 똑같이 살아가는 파란도시에 어느날 새빨간 자전거를 탄 빨간 늑대가 휘파람을 불며 나타난다. 빨간 늑대의 등장으로 파란 도시는 혼란에 휩싸이고 만다. 빨간 늑대의 등장으로 다른 하루를 경험한 파란 늑대들은 당황해서 회의까지 열지만, 빨간 늑대를 말릴 규정도 법도 없다. 빨간 늑대의 등장을 통해 기존의 것만 고집하기보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행동이나 사물 등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파란 늑대가 빨간 늑대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모두가 똑같지 않아도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부리부리 무슨 부리(이우만, 천지현 세밀화·정지윤 그림)=새 부리는 왜 저마다 다르게 생겼을까. 새들은 저마다 어떤 소리를 낼까. 이 책의 소재는 새와 다양한 부리이다. 새들이 내는 울음소리와 새가 먹이를 먹을 때 나는 소리도 풍성하게 담았다. 아이들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을 통해 새 부리 생김새를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표현했다. 두세 살 어린이는 위대한 흉내쟁이로 어른들의 말이나 몸짓을 흉내 내면서 말을 익히고 자기 세계를 넓혀 간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통해 즐겁게 말을 익히면서 아이들을 일과 놀이, 살림과 자연의 세계로 이끌어 준다. 아이들이 언어감각뿐 아니라 시각, 청각, 같은 감각들도 일깨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또 책에 담겨 있는 놀이 노래는 운율대로 따라 불러도 좋고, 부모가 자주 부르는 노래에 새 소리를 붙여서 아이와 함께 불러도 좋다.

◇신기한 씨앗 가게(미야니시 다쓰야 지음·김수희 옮김)=어느날 꼬마 돼지가 너구리 아저씨의 신기한 씨앗 가게를 발견한다. 호기심 많은 꼬마 돼지가 신기한 씨앗에 대해 묻자 너구리 아저씨는 친절하게도 씨앗 하나를 준다. 하얗고 차가운 씨앗을 꼬마 돼지가 땅속에 심자 나무가 쑥쑥 자라나 씨앗처럼 하얗고 차가운 열매를 맺는다. 바로 흰 눈사람이다. 생명을 품고 있는 씨앗은 신기하다. 씨앗에서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적 같아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그림책 작가 미야니시 다쓰야가 특유의 유머감각과 재치를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으로 낯익은 캐릭터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신기한 씨앗을 따라 차례차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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