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2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2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2
"이게 나라냐? 이게 국가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눈살 찌푸리게 되는 혼란의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모든 게 불확실하고 흔들리고 붕괴되는 불안의 시대다. `헬조선`이라 불리는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를 위험 속에 몰아넣고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아가게 닦달하는 사회, 아니 기업과 정부가 판치는 암울한 시대가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시위가 한창이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돼 미국 곳곳에서 반발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소설가 김연수와 윤성희, 시인 김선우와 심보선 등 젊은 예술가들이 철학카페를 열었다. 2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철학 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에 이어 5년 만의 만남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의 움베르트 에코, 나이 든 철학자 김용규와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저자 김용규는 문학과 철학의 콜라보로 일상을 더 유의미하게 만드는 삶의 지혜를 선보인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혁명부터 이데올로기, 시간, 언어까지 삶을 관통하는 4가지 화두를 던지면서 혼란과 불안, 혐오의 시대에 맞서 시민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적확한 통찰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일상의 모든 순간을 변화시키는 것을 1부 혁명편과 2부 이데올로기 편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1부 혁명편에서 김선우 시인은 물론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같은 시대의 지성들이 주장하는 `21세기 혁명`에 대해 살펴봤다.

2부 이데올로기 편에서는 김연수 소설가를 비롯, 아서 쾨슬러와 도스트옙스키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성만으로는 이성적일 수 없으며 연민없이는 정의를 구현할 수 없다`는 미사 누스바움의 주장의 핵심을 짚어 이데올로기의 뼈대를 이야기 한다.

이 책은 독특한 구성도 돋보인다. 공연과 강연, 대담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처음엔 희곡의 대사를 무신한 듯 펼쳐보이고 이어 그 속에 숨은 메시지를 강연을 통해 친절히 가르친다. 그런 다음 지식이 지식으로 머물지 않게끔 김선우 시인과 김연수 작가와의 대담을 거쳐 비로소 마음에 와 닿게 한다.

흔히 우리는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굉장히 거창하고 일상과 동떨어진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이뤄야 할 혁명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오해를 말끔히 풀도록 도와준다.

김선우 시인의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의 시를 보면 그는 이렇게 말한다. "거창한 혁명을 주장하는 자들을 믿지 마십시오. 소소한 일상의 미시적인 움직임들로 혁명이 깨어나지 않으면 세상은 절대로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못한다."고. 그리고 그는 "일상이 혁명이다, 모든 순간이 혁명이다"라고 외친다.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은 더 없이 답을 얻도록 안내해 줄 것이다. 강은선 기자

김용규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 408쪽/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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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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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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