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신작]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박동
박동
많지도 적지도 않다고 느끼는 애매한 나이인 스물 여덟. 톰(로망 뒤리스)은 사람들을 거리로 내쫓는 부동산 브로커 일로 살아간다. 저명한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처럼 살아가고 싶지만 피아노 연주에 대한 재능만 지니고 있을 뿐 폭력과 술수로 가득찬 세계에 몸담고 있다. 꿈은 잊은 지 오래고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는 자꾸 감당하기 힘든 일을 들이 밀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톰은 죽은 어머니의 옛 에이전시 대표를 만나 오디션 제의를 받게 되고, 10년 동안 손대지 않았던 피아노를 다시 친다. 하지만 그동안 거리로 내몰았던 일을 한 자신의 직업이 그의 발목을 잡게 된다.

그는 브로커와 피아니스트라는 전혀 다른 두 세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제어할 수 없이 터져 나온 자신의 강렬한 열망에 본능적으로 이끌린 그의 손가락은 영화의 마지막 결국 건반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피와 상처로 물들어 있다. 하지만 아내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있는 톰의 눈빛은 여전히 무언가에 매혹된 것처럼 반짝이고 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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