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의 관심사가 청문회다. 어떤 사안에 대해 내용을 들어보고 그에 대해 물어보는 모임을 말한다. 주로 국가 기관에서 입법 및 행정상의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이해관계인이나 제3자의 의견을 듣는다. 미국 의회에서 처음 운영돼 한국에는 1988년 8월 도입됐다. 최초 청문회는 같은 해 11월 열렸다.

청문회는 성격상 인사청문회와 입법청문회, 감독청문회, 조사청문회 등으로 구분된다. 인사청문회는 새로 지명된 장관이나 부·처장들의 자질을 검증하기 위해 열리며, 입법청문회는 법률안의 심사를, 감독청문회는 정부 견제를 위한 장치다. 조사청문회는 중요한 안건을 심사하거나 국정감사 시 필요한 경우 증인, 참고인, 감정인으로부터 증거채택 또는 증언·진술청취를 하는 절차이다.

국회는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부터는 재계 굴지의 그룹 총수들을 시작으로 조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오는 15일까지 이번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과 주위 측근 인사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참석하거나 출석 예정이다. 첫날 이재용·정몽구·최태원·구본무·신동빈·김승연·조양호·손경식 등 재계를 좌지우지하는 재벌 총수들이 무더기로 국회 증언대에 섰다. 헌정 사상 첫 청문회인 1988년 5공비리 일해재단 청문회의 모습과 흡사하다.

5공 비리 청문회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장세동 전 안기부장,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을 상대로 핵심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대중적 관심을 받았다.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우뚝 선 것이다. 5공 청문회와 같이 최순실 청문회도 TV나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가 매우 큰 이번 청문회를 통해 또 다른 스타 정치인이 탄생하느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하지만 2차 청문회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보인다. 간혹 `사이다 발언`으로 일부 의원이 주목을 받는 정도다. 오히려 청문회 목적을 망각한 듯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는 의원에 대해 원망 섞인 목소리가 많다.

국민은 당리당략을 떠나 분노하는 촛불민심을 직시하는 청문회를 바라고 있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최순실 청문회를 기대한다. 맹태훈 충남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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