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제주해녀문화' 특별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 이후 19번째로 공식 등재된 `제주해녀문화`의 가치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내년 3월 31일까지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2층 기획전시실에서 제주 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 제주해녀문화 특별전을 진행한다.

제주해녀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직후 이뤄지는 최초 기념행사인 이번 전시는 제주해녀의 역사, 제주해녀의 물옷과 물질도구, 뭍의 일과 살림 등 내용을 100여 점에 이르는 유물과 미술작품, 다양한 영상과 체험품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먼저 제주 해녀에 대해 기록하고 있는 조선 시대의 고서적과 근대기에 발간된 신문·잡지 등에 대한 아카이브 전시를 통해 제주해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유배로 제주도에 머물렀던 조선 시대 유학자들에게 팔다리를 드러내고 당당하게 물질작업을 하는 해녀의 모습은 놀라움으로 다가왔으며, 여성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된 작업과정과 관가의 수탈 등은 안타까움의 대상이었다.

일제강점기 발행된 신문과 잡지는 뛰어난 잠수기술과 함께 강인함을 지닌 제주해녀가 부산과 울산, 일본, 중국, 러시아까지 진출하면서 `조선의 중대한 산업 현상`으로 주목받았음을 알려준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제주도 해녀박물관에서 건너온 80여 점의 제주해녀 관련 유물들은 해녀의 물질을 위한 의복과 도구를 비롯해 생활상 전반을 담고 있는 것으로 육지 사람들에게 해녀의 삶과 일상을 담아 공개된다.

또 제주 해녀들이 물질 할 때 전통적으로 입었던 속옷에서 발전한 `소중이`의 다양한 모습과 70년대 이후부터 입기 시작한 고무옷 등을 통해 물옷의 역사와 변천과정 또한 살펴볼 수 있다.

물질을 위한 핵심도구인 테왁망사리와 해산물 채취를 위한 빗창 등 단순한 도구들은 자연친화적인 작업과정의 면모를 잘 보여주며 애기구덕과 물항아리, 물구덕 등의 살림살이는 바다의 물질뿐 아니라 밭일과 집안 살림을 동시에 해온 제주해녀들의 소박한 삶을 드러낸다.

제주해녀문화의 독특한 가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에게 영감을 제공하기도 했는데 시·소설·회화·사진 등과 같은 순수예술 분야는 물론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 영역까지 제주해녀문화를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제주해녀를 소재로 활동한 장리석 화백 등 대표적 화가의 작품과 수년에 걸쳐 제주해녀와 호흡하며 카메라를 통해 그들의 삶을 담아낸 김흥구, 김형선, 김다운 작가의 사진작품을 전시해 현대예술로 재창조된 제주해녀문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을 재현한 전시공간을 통해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물질작업의 특성에서 기인한 해녀의 신앙을 조명하며, 하도리 어촌계의 수십 년에 걸친 다양한 문서들을 통해 해녀공동체의 특성을 소개한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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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리석 작, `남국의 여인들`. 사진=문화재청 제공
장리석 작, `남국의 여인들`. 사진=문화재청 제공
제주해녀 전통 작업복 `소중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제주해녀 전통 작업복 `소중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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