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에서 2009년까지 목척교 옆에 홍명상가가 있었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홍명상가 앞 공원은 연인 또는 친구들이 만나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만남의 장소였다.

또한 연인들은 이곳에서 만나 중앙시장 먹자골목에서 식사를 하거나, 제일극장이나 대전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도 하였다. 그 당시 홍명상가 앞 광장은 대전천으로 분리되어 있던 중앙시장과 제일·대전극장 통을 연결해 주는 매개 역할을 하였고, 지금은 대전에 거주해 왔던 중장년층 및 노인층에게 추억의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과거 원도심은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었으나 원도심에 위치했던 여러 기관들이 둔산 등으로 이전하여 쇠퇴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시에서는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옛 동구청이 위치해 있던 곳에는 청소년위캔센터를 건립하여 운영 중에 있다. 청소년 직업체험, 체육시설, 문화프로그램 등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중구 대흥동 쪽 옛 대전극장 자리에는 믹스페이스라는 중·소규모의 공연장이 있다.

과거 대전극장 통이라 불리던 옛 제일극장에서 대전극장 사이의 거리에 세계 음식거리와 젊은 문화예술인 거주를 유도할 케미스트리트를 조성하는 계획이 세워져 있다. 각 지역들이 거점별로 살아나는 것은 중요하며, 거점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하나의 큰 권역을 만드는 것은 더 중요하다. 대전천으로 나뉘어진 거점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단 중 하나가 지금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원도심 연결 보도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보도교로 런던의 밀레니엄 브리지가 있다. 도심 속에 방치되어 있던 화력발전소 건물을 헐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면서 예술 공간으로 탄생시킨 테이트 모던과 세인트 폴 대성당을 이어주는 보행자 전용 다리이다.

밀레니엄 브리지는 경제·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템즈강의 남과 북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또한 관광명소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원도심에 놓이게 될 보도교인 커플브리지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런던의 밀레니엄 브리지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원도심의 명소가 될 수 있는 다리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청소년위캔센터 앞 대전천에 건설될 커플브리지는 공간 구성과 즐길 거리의 내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보도교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수렴하고자 `원도심 연결 보도교(커플브리지)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했던 디자인 공모전이다. 공모전 결과 대상 등 총 14작품을 선정 하였으며, 당선작품은 내년에 실시할 교량에 대한 기본 및 실시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준공은 2018년에 될 예정이다.

커플브리지는 대전천 동쪽과 서쪽의 관광자원을 연결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과 청년층 문화를 반영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생태하천 복원 전 홍명상가가 젊은이들이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었듯 이제 커플브리지가 중앙시장과 케미스트리트, 으능정이 거리를 서로 연결하면서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석 대전시 균형발전과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