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선출할때 모순된 선택 빈번 후보자들 철저검증 통해 공정한 투표 다당제 정착 정치 환경 개선도 필요

우리는 종종 자신이 속해 있는 단체의 장이나, 시·도지사,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선출하게 된다. 또 투표를 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지도자(指導者)의 사전적 의미는 구성원이 행동하는데 있어 방향을 제시하고 집단의 통일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단순히 인기 있는 사람이나 대표자, 권위자와는 구별된다. 한마디로 조직이나 단체의 시대적 요구가치를 수렴하여 민주적으로 실현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시대의 요구가치는 늘 변하므로 한쪽이 채워지면 반대의 욕구가 생기듯이 집단의 요구가치는 시대상황에 따라 변하므로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늘 적임자는 아니다. 경제문제에 있어서도 성장과 분배의 우선적 시대가치가 변하며 정치 지도자의 선택 성향도 다르기 마련이다. 또 유권자는 평소에는 사회의 필요가치를 주장하지만 이를 해결할 지도자를 선출할 때는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을 하는 모순도 빈번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시대의 요구가치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시대적 큰 요구가치는 통일, 빈부격차와 양극화, 청년실업, 저출산, 노령화, 중산층의 붕괴, 교육제도 등 다양한 문제가 있을 것이고 정당마다 우선순위나 방법론이 다를 것이다. 공론화 과정이 부족하여 이러한 시대가치를 선거에 끌어 들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권력투쟁의 정치에서 벗어나 가치경쟁의 정치를 해야 하는데 앞장서서 당리당략으로 선거를 혼탁하게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정책 숙성화를 위한 숙의 민주주의 과정이 필요하다. 선거 때만 되면 실현 불가능한 달콤한 헛공약을 만들어 유권자를 유혹하고, 더구나 보수가 진보정책을, 진보가 보수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어 유권자를 혼란시킨다. 보수 후보가 진보정책을 내걸어 당선되더라도 그 정책을 성공시키기는 어렵다. 선거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라는 정치적 상품을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선택하는 것인데 거짓, 과장, 포장에 유권자는 종종 속아서 투표하고 후회하게 된다. 따라서 평소에 정당마다 일정 한도의 추진하려는 정책을 미리 만들고 정책의 추진방법, 예산 및 효과를 전문가 토론회, 지역 설명회, 여론조사 등으로 검증하고, 숙성시킨 후 선거 때에는 정당 또는 후보는 이러한 정책풀 중에서 선택하여 공약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유권자도 평소 정당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정당도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만들게 된다.

셋째, 유권자가 공정하게 투표하는 것이다. 정치인에게 공평, 공정을 요구하기 전에 유권자가 먼저 올바른 선거를 할 때 공정한 사회가 이루어진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표하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대적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 후보자의 가치인식과 추구 목표가 유권자와 일치하는지, 과거의 경력과 행태를 평가하여 추구가치가 사실인지, 또 실현시킬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후보자의 과거실적으로부터 검증해야 한다. 인기 위주로 투표하거나 어느 후보가 싫어서 다른 후보를 선택한다면 불행한 일이다.

넷째, 정치 상품을 다양화 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는 거대 양당구조에서는 그들의 보이지 않는 정치 카르텔 속에서 유권자의 뜻과 무관하게 정당수뇌부의 몇몇이 후보를 지명하므로 유권자가 선택할 후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결국 양대 정당의 횡포 때문에 우수한 후보가 정치에 진입하기 어려우므로 정당운영을 민주화해야 하고 다당제가 정착하도록 정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최순실 사태로 나라가 혼란스럽지만 권력독점의 정치풍토를 바로잡고 정당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각제적 요소가 포함된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헌법 개정이 시급하다. 또 정책풀을 만드는 과정에 갈등은 커질 수 있으나 이를 공약화 할 경우 실천하는 과정에서의 사회적 갈등은 비교적 적을 수 있으므로 선거정책의 풀제 운영도 검토할 만하다. 이제 정치인은 권력투쟁의 정치에서 가치경쟁의 정치문화로 변화하고 유권자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선거문화로 성숙하기를 기대해 본다.

대전교총 회장·한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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