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고 송좌빈 선생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인상준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고 송좌빈 선생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인상준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에 대해 "국민과 함께 퇴진의 순간까지 목숨 걸고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고 송좌빈 선생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은 오늘 당장 물러나라고 한다. 꼴도 보기 싫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국회는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에 의해서 탄핵을 합법적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탄핵이 부결될 경우 무서운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현재 국민들은 질서 있는 촛불집회를 하고 있어 노벨평화상감인데 그 분노가 폭발하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가볍게 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하야하기 좋아서 했나. 9일 탄핵이 부결되면 10일이 토요일인데 그걸 어떻게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이 견디겠는가"고 반문했다.

그는 또 "지난 3일 전국 250만명의 국민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했고 그 강한 함성이 청와대까지 들렸다"면서 "이제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를 가리지 않고 모두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탄핵 가결의 가능성은 좀 더 높아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새누리당 이중대라는 비판에 대해선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제일 앞장서서 비판하고 비난한 사람이 누구인지 보면 알 것"이라며 "정치는 대화와 협상이다. 자신들은 대통령,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만나면서 비난하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송 선생과의 생전 만남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충청권 민주화의 큰 별이시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로 애통한 마음"이라며 "작년 고인이 제 손을 붙들고 꼭 야당으로 정권교체해서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개선하는 것을 보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지난 2일 향년 93세로 타계한 죽천(竹泉) 송 선생은 충청지역 재야·인권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지주로 통한다.

송 선생은 평생을 항일운동과 민주화 운동 등 반독재 투쟁과 민주주의를 위해 온몸을 바쳤다. 특히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그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한 `DJ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DJ와의 만남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여름 DJ의 3선 개헌 반대 시국강연회에 참석한 송 선생은 DJ의 강연에 빠졌고 이때부터 DJ의 정신과 노선을 알리는 전도사로 활동, 40년 넘게 함께 했다.

DJ는 송 선생에 대해 "평생을 민주주의에 헌신하고 독재와 싸우는 많은 고초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나를 지지해준 송 선생께 애틋함과 한없는 미안함을 갖고 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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