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무대에 오른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120여 년 간 이어온 `고전발레의 명작`이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대전일보사와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한 이번 공연은 4차례에 걸쳐 진행된 매회 무대마다 1546석의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이 연인과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가득 찰 정도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어린이 관객에게는 동화책을 눈앞에서 보는 환상을, 성인 관객에게는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선사하는 화려한 무대와 함께 전 세계 전통무용과 발레가 결합된 수준 높은 춤의 향연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공연의 막이 오르자마자 나타난 하얀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독일의 어느 작은 마을의 모습을 담은 무대를 본 관객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무용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막 2장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에서 주인공 클라라의 대부인 마법사 드러셀마이어가 보여준 갖가지 인형들을 사람처럼 움직이게 하는 마술은 어린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클라라의 꿈속에서 벌어지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의 전투 장면에서는 앙증맞은 생쥐들의 움직임에 관객들의 웃음이 이어졌다.

이어진 1막 4장 `하얀 눈으로 덮힌 숲 속`에서는 전체 무대를 뒤덮은 반짝이는 눈 꽃 속에서 요정으로 변신한 20여 명의 무용수들이 아름다운 군무를 선보였다. 이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객석 곳곳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고 춤이 끝나자 큰 박수소리로 무대가 가득 찼다.

특히 호두까기 인형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2막 `신비롭고 아름다운 환상의 나라로의 여행길`에서는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의 `그랑파드되(grand pas de deux, 주역인 발레리나와 그 상대역이 추는 2인무)`가 펼쳐졌다.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움직이는 두 주인공의 몸짓에 관객들은 넋을 잃은 채 무대만을 바라봤다.

두 시간에 가까운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완벽한 무대를 선보인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들에게 한참동안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보냈고, 무용수들은 수차례의 답례인사를 반복하며 화답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을 가득 메웠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연인이나 가족 등 함께 온 일행들과 로비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등 정통 클래식 발레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호두까기 인형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남편과 아들 셋, 가족 5명 모두 공연을 보러 왔다는 권연란(45·여·대전 서구)씨는 "이번 공연을 보기 위해 지난 8월 말 예약했다"며 "웅장하면서도 수준 높은 무대에 개인적으로 감동받았고,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도 기억에 남을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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