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재야·인권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지주인 죽천(竹泉) 송좌빈 선생이 지난 2일 타계했다. 향년 93세.

송 선생은 평생을 항일운동과 민주화 운동 등 반독재 투쟁과 민주주의를 위해 온몸을 바쳤다. 특히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그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한 `DJ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DJ의 정치적 동반자로도 손꼽힌다.

1924년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11대손으로 태어난 송 선생은 일제 시대 때 창씨개명반대 운동과 강제징집 거부 활동을 벌이는 등 일제에 항거했고 6.25 전쟁에 자원입대해 나라를 위해 싸우기도 했다.

본격적인 정치활동은 자유당정권시절부터다. 1956년 민주당에 입당해 대전 대덕군지구당 부위원장을 맡아 3.15 부정선거 규탄투쟁에 앞장서 자유당 독재에 대한 투쟁과 함께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다.

DJ와의 만남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여름 DJ의 3선 개헌 반대 시국강연회에 참석한 송 선생은 DJ의 강연에 빠졌고 이때부터 DJ의 정신과 노선을 알리는 전도사로 활동, 40년 넘게 함께 했다.

송 선생은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에서 고초를 당했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버리지 않으며 충청지역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으로 자리매김 했다. 독재정권의 회유와 협박, 탄압으로 인해 2번의 옥고를 치르면서도 후배들에게 올곧은 정신을 당부하고 민주화를 위해 50여 년을 헌신했다.

DJ는 송 선생에 대해 "평생을 민주주의에 헌신하고 독재와 싸우는 많은 고초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나를 지지해준 송 선생께 애틋함과 한없는 미안함을 갖고 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송 선생은 타계하셨지만 선생께서 그토록 간구했던 이 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인권이 바로서는 날까지 선생의 정신은 지역은 물론 나라의 큰 촛불이 돼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용주(사업)·용길(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윤령(서울 양화중교사)씨 등 2남 5녀와 이은봉(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이경수(삼성스틸 대표이사)·윤종훈(서울장훈고 교장)·이철환(선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상무)·박종인(케이엠에이치하이텍 부사장·전 아시아경제 편집국장) 씨 등이 있다.

빈소는 대전 건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 042(600)6660)이며 발인은 6일 오전 10시이다. 장지는 대전 동구 주산동 자택 뒷산에 마련됐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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