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한 학과에서 여성혐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해당학과가 속한 단과대학 입구와 엘리베이터, 과 게시판 등 6곳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00이에게`라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는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불거진 여성혐오 논란 대자보 `씨스탠드 조금 든다고 욕하던 영남이에게`를 패러디한 것으로 `00`는 해당학과에서 여성혐오 발언 등을 했던 남학우들을 지칭하고 있다.

대자보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면서 여혐한다길래 이렇게 편지를 쓴다"는 서두로 "여성혐오는 남성을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소외시키기, 성적대상화, 멸시 등이 모두 여혐"이라며 "대중문화 공부하는 여자는 `빠수니(여성팬덤을 비하하는 용어)`고 토론할 때 `빼액거리기만하고 시끄러워` 이러는 것도 다 여혐"이라며 그동안의 남학우들의 언행을 지적했다.

이어 "네가 만든 영화보면 예쁜 여자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훑는 장면에 베껴 만든 예능에서는 여자애들 애교시키고 외모로 평가하지 않냐"며 "너네(해당학과 남학우로 이루어진) 그 카톡방에서 `여자`와 `여으자` 구분하면서 입맛대로 여학우들 아직 평가하냐, 더러운 얘기를 하면서도 그 곳에서 계속 어울리고 싶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녀는 평등해야 하고 여혐도 두둔하지 않는다는 네가 진정 페미니스트"라며 "이거 읽고 삐져서 혼자 있는 여학우한테 욕하면서 찌질하게 분풀이는 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번 대자보는 해당과의 학술제 행사에 성형한 여성을 비하한 웹툰으로 사회적 비난을 받은 웹툰작가 마인드C(본명 강민구)의 초청에서 촉발됐다.

웹툰작가를 초청한 목적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과 여학생들이 주최측인 과학생회 등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행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특히 대자보에 따르면 학과 남학우들이 개설한 SNS 단체카톡방에서는 `자전거 타는 여학우들은 000이 다 터졌을 것`이라는 등의 여학우 비하 및 성희롱 발언을 지속적으로 한 것으로도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대자보를 게시한 해당학과의 여성 A(23)씨는 "이번 대자보는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동기 여학우들이 남학우들의 `여성혐오` 발언 등을 경험한 것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취합한 모두의 의견"이라면서 "여성비하로 비난을 받았던 웹툰작가 초청건에 대해서도 해명을 요구했지만 묵살한 채 그대로 진행돼 공식적으로 이를 알리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붙였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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