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새 친구에게 비밀이 있대요(크리스틴 헤머러허츠 글·안 칸다엘러 그림·김희정 옮김)=카멜레온이 유치원에 간 첫날. 유치원에는 기린과 생쥐, 개구리, 돼지, 곰, 코끼리 친구가 서로 즐겁게 어울리고 있었다. 친구들도 카멜레온을 반갑게 맞아 주었지만 카멜레온은 말하기 부끄러운 비밀이 하나 있었다. 자신의 몸 색깔이 변하는 것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친구들은 어떤 반응으로 보였을까. 유치원은 유아들에게 사회와 다름없다. 이 책은 유아의 사회인 유치원을 배경으로 삼아, 나와 타인의 모습을 모난 눈으로 보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였을 때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것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법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이다.

◇여기는 한양도성이야(김향금 글·문종훈 그림)=1000만 명이 살고 있는 대도시 서울의 빌딩숲을 둘러, 자연의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이어진 돌담길이 있다. 인왕산과 북악산, 낙산, 남산의 능선을 따라 내려온 길은 빌딩숲으로 자연스레 스며들어 간다. 620년의 세월과 사람과 역사를 품은 이 길은 지금의 서울이 있기 전까지 조선의 도읍지인 한양을 품고 보호한 성벽 길이다. 한양의 울타리 역할을 했던 한양 도성이다. 성돌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다듬어 쌓아올린 성벽 길에 옛사람의 녹록하지 않은 삶과 땀이 묻어난다. 이 그림책은 수많은 무명씨를 찾아가는 길에 만난 성 사람들의 삶과 성의 아름다운 면면을 담아내고자 했다. 책은 석수 오유선 성돌을 찾아야 하는 아이의 서사를 한축으로 하면서 아이가 만나는 4명의 인물이 말하는 한양도성의 아름다운 면면을 펼쳐 놓았다.

◇호기심 나라 오키도1-우리몸의 소리(오키도 엮음·고정아 옮김)=케임브리지 유니버시티 프라이머리, 토머스 인디펜던트 스쿨을 비롯한 영국 150여개 초등학교에서 구독 중인 5-9세 어린이를 위한 과학, 미술, 창의, 놀이 잡지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 책은 `왜`로 시작되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스스로 답을 찾고 더 큰 영역으로 호기심을 확장시켜준다. 창간호인 우리 몸의 소리에서는 몸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소리들을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또 동물소리 흉내내기 놀이를 하면서 숨은그림찾기를 하고 몸의 소리 빙고 놀이로 다양한 소리를 내보기도 한다. 매월 셋째 주에 출간되는 호기심 나라 오키도는 다양한 이야기와 활동, 흥미와 호기심을 통해 어린이 학습의 첫걸음에 도움을 준다.

◇한밤중 개미요정(신선미 글·그림)=개미요정 시리즈를 발표하며 화단에서 주목받아 온 동양화가 신선미의 첫 창작 그림책인 한밤중 개미요정은 한겨울 밤, 개미 요정들이 아이에게 나타나 어릴 적 엄마와의 특별한 추억을 꺼내 놓는다. 개미요정들은 엄마가 잠든 사이에 감기에 걸린 아이를 돌봐준다. 순수한 아이의 눈에만 보이는 개미요정을 통해 전통과 현대,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화적 감성이 담긴 이야기와 정갈한 색감과 세밀한 묘사로 완성한 아름다운 동양화는 독자의 마음을 다정히 어루만진다. 특히 어린이 독자에게는 친구 같은 요정을 만나는 기쁨을, 어른 독자에게는 순수한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한다. 한밤중 개미요정은 한권의 아름다운 화첩이자 그림책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인상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