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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이야기] 중국서 '횡성한우' 누구의 상표?

2016-11-30기사 편집 2016-11-30 06: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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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한우. 한국인이면 누구나 강원도 횡성에서 생산되는 한우를 표시하는 상표로 알고 있다. 횡성한우 상표에 대한 권리도 우리나라에선 '횡성축산업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횡성축산업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왜냐하면 중국 현지인 '김ㅇㅇ'이 선점해 버렸기 때문이다.

국내 유명 상표가 중국 등 해외에서 도용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허청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만 40여명의 현지 '상표 브로커'가 우리 기업 600여 개사의 상표 1000여 개를 선점했고, 브로커 1명이 약 300여 개의 상표를 선점한 경우도 있다. 상표 브로커는 어떤 사람일까? 통상적으로 타인의 유명한 상표가 등록되지 않은 점을 노리고 실제 사용할 목적도 없이 먼저 등록한 후, 이를 정당한 소유자나 타인에게 되팔아 부당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사용할 목적이 없다는 점에서 특허괴물(Patent Troll)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특허괴물이 남의 특허를 매입해 소송 등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국내에선 아이돌 그룹 명칭, 인기 드라마 이름 등을 선점하는 상표 브로커의 비정상적 행태가 특허청의 강력한 근절 정책으로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아직 중국 등 해외에선 K-POP, 한류 드라마 열풍, 화장품·식품·의류 등 한국 상품의 인기에 편승한 현지인의 한류 상표 무단 선점 및 도용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상표 브로커의 행태는 꾸준히 지능화되고 있다. 대표적 브로커인 '김ㅇㅇ'의 경우 자신의 활동을 은닉할 목적으로 북경, 상해 등 자회사를 세워 우리 기업 상표를 계속 선점하고 있고, 우리 기업 상표를 베끼는데 그치지 않고 원래 상표와 유사한 상표까지 만들어서 등록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해외 상표 브로커의 행태는 진화하지만 전담 인력 부재와 시간·비용 부족 등을 호소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일일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그대로 방치하면 매출액 감소는 물론이고 현지에서 '짝퉁'이 '정품' 행세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 이미지가 나빠져 더 이상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현지에서 상표 브로커가 손쉽게 한류 상표를 선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방송 드라마, 인터넷 등 한류 상표에 대한 정보수집이 쉬워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무엇보다 우리 기업의 先(선)수출 後(후)권리 확보 관행이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기업들은 국내사업을 시작하다, 성공 가능성이 보이면 뒤늦게 해외 진출을 타진한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일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은 사업전략적 측면을 고려했겠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상표브로커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할 수 있기에 매우 안타깝다.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진출하려는 국가에 상표 브로커가 끼어들 틈을 주지 않고 최대한 빨리 권리를 확보하면 된다. 필요하다면 특허청의 해외 출원비용 지원사업도 활용하면 된다. 해외 상표 출원, 빠르면 빠를수록 좋기 때문이다.

이영대 특허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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